2000억 손해 실패한 M&A?..넥슨 "아니다"

by김유성 기자
2015.10.16 14:09:51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매출 기준 국내 최대 게임 기업 넥슨이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036570)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넥슨의 손익 계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거래가 원화 기준으로는 2000억원의 손해가 분명하지만 일본 엔화로 계산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넥슨은 일본에 상장돼 있어 연간·분기 실적을 엔화로 계산한다.

지난 2012년 넥슨은 김택진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지분을 주당 25만원씩 8045억원치(14.68%)를 매입했다. 이후 추가 매입을 통해 넥슨은 전날(15일)까지 총 15.08%의 지분을 보유했다.

16일 일본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드러난 넥슨의 엔씨소프트 주당 매각 액수는 18만3000원으로 총 6051억원(634억엔)이다. 원화로만 따지면 약 2000억원 손해다.

100엔 대비 원화 환율 추이
그러나 이에 대해 넥슨이 손해를 본 게 아니라는 의견이 개진됐다.

넥슨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엔씨소프트 매입 당시) 엔화로 주고 (매각 이후에는) 엔화로 받게 된 것”이라며 “넥슨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보는 거래가 아닌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가 발표됐던 2012년 6월 8일 100엔당 원화 환율은 1482원이었다. 당시 매입금액 8045억원을 엔화로 환산하면 약 543억엔이다.

넥슨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총 634억엔을 회수했다. 이중 제반 비용을 빼고 넥슨이 거둔 차익은 약 61억엔(약 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의견에도 넥슨이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는 의견은 여전하다. 기회비용 측면에서 넥슨이 수 천억원의 차익을 포기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현재도 25만원 선을 유지했다면 넥슨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 가치는 현재 엔화 환산(100엔당 949원) 847억엔이 된다. 차익은 304억엔으로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2886억원이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매입 당시 수준만 유지해도 넥슨 입장에서는 약 2000억원의 차익을 더 거둘 수 있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