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03.19 22:54:23
유럽증시, 낙폭 빠르게 줄여..미국은 상승세
유로화 하락진정..스페인 단기국채는 위기전 수준회복
EU "예금과세는 키프로스 특수사례"..우려 진화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로존의 작은 섬나라인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과 그에 따른 은행 예금 과세가 불러 일으킨 충격이 하루만에 급속하게 진정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범유럽권지수인 Stoxx유럽600지수는 전일대비 0.1% 하락한 296.69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1.2%나 하락한데 이어 이날도 장초반 0.5%까지 하락했지만, 이내 낙폭을 줄이고 있다.
18개 유럽 주식시장 가운데 10곳에서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영국 FTSE100지수는 0.1% 이하로 하락하고 있고 독일 DAX지수도 0.3% 하락에 그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도 전날 급락세를 접고 이날 0.1% 하락하며 달러화대비 1.2943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전일보다 0.02%포인트(2bp) 상승한 4.98%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키프로스 우려 속에서도 이날 스페인 재무부가 실시한 총 40억유로의 만기 3개월과 9개월짜리 단기 국채 입찰이 아주 성공적이었다. 17억4000만유로 어치가 발행된 3개월 만기 국채의 경우 낙찰금리가 0.285%를 기록해 지난 2월 입찰 당시의 0.421%에 비해 크게 내려갔다.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였다.
마이클 오설리번 크레디트스위스(CS) 포트폴리오 스트래티지 대표는 “오늘 시장 반응은 전날에 비해 크게 안정됐다”며 “지난해 스페인 위기가 한창일 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발언한 후 시장이 빠르게 안정됐던 때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사이먼 오코너 올리 렌 EU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키프로스 은행들의 예금에 대한 부담금 설정은 키프로스 경제와 은행권 예금의 속성이라는 그 나라만의 고유한 여건을 감안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예금 부담금에 따른 구제금융 지원은 키프로스 외에 다른 EU 국가들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또 “현행 EU법상에는 은행이 부실화될 경우 은행 고객 한 명당 10만유로까지 예금 원금을 보장해주도록 돼 있으며 이는 모든 EU 국가들에서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키프로스 예금 부담금은 이와 별개의 사안으로, 이는 키프로스 정부가 결정하는 재정조치”라고 해명했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분데스방크 컨퍼런스에서 안슈 자인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번 키프로스 사례가 위기에 처한 다른 EU 회원국에게 적용될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단기적인 전염 리스크는 제한된 것으로 보이며 다른 EU 회원국의 본보기가 될 가능성도 적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3월중 투자자 경기 기대지수가 근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착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건수도 4년 8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3대 지수도 이날 현재 0.30%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동반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