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형 음반 유통업체 HMV, 자금난에 파산
by안혜신 기자
2013.01.15 16:00:36
회사관리 신청 계획..관리자는 딜로이트
음반 시장 침체로 결국 몰락..英 소매업계 암운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던 영국 음반 유통 체인 HMV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할 계획이다. 대형 유통업체 HMV가 자금난에 쓰러지면서 수많은 영국의 비디오 게임, CD, DVD 등 유통업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HMV는 보도자료에서 “현재 지불불능 상태로 파산의 한 종류인 ‘회사관리(administration)’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HMV의 은행 대출 자문 역할을 했던 딜로이트가 관리자로 지명됐다. HMV는 지난주 음반사, 게임 제작사, 영화사 등에게 은행 빚을 갚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3억파운드(약 5096억원)의 자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결국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딜로이트는 우선적으로 HMV를 인수할 대상자를 물색할 계획이다.
HMV는 영국 음악 유통 사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4000명 이상이 고용돼 있는 대기업이다. 이에 따라 이번 HMV의 몰락은 영국 소매업계에 큰 충격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11일 1300명 이상이 근무하던 카메라 소매업체 제솝스가 파산 절차를 밟게 된 직후 전해진 소식이라 그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HMV는 지난 1921년에 문을 열었으며 축음기를 듣고 있는 강아지 ‘니퍼’ 로고로 유명하다. 그러나 MP3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좁아진 HMV는 지난 크리스마스 당시에도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 10월까지 HMV의 6개월간 매출은 전년비 10.2% 줄었으며 이에 따른 순부채도 1억7610만파운드로 불어났다. 영국과 아일랜드에만 239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홍콩 등지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