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3.12.24 18:29:43
건강 악화·장남 구속 등 심적 부담 증가
소송 백지화 아닌 협상…이건희 회장 선택에 달려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벌이고 있는 상속소송에서 화해조정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이맹희 씨가 갑작스럽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에 관해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서울고등법원 서관 412호에서 민사 14부(부장판사 윤준) 심리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서 원고(이맹희) 대리인은 “원고가 피고(이건희)와의 화해조정에 나설 의사가 있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원고측 대리인은 이어 “재판부가 강조했던 형제간의 상속재산 다툼에 관한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피고측도 화해조정 의사가 있다면 별도 기일을 정해 화해조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건강악화·장남 구속 등 심적 부담 증가
원고인 이맹희 씨는 그동안 화해 또는 타협의 의지가 없었지만 항소심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심경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는 최근 들어 지병 악화(암 재발)와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속 등으로 심적 부담이 증가한 데 따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차동언 변호사는 “원고가 고령인데다가 삼성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아울러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형사재판을 받는 모습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 변호사는 이어 “최근 전이된 암세포는 방사선 치료를 통해 상태가 호전됐다”며 “변호인과 4~5시간씩 앉아 대화를 해도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조만간 이맹희 씨가 머물고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변론 내용을 전달하고 향후 공판에 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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