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보경 기자
2013.10.11 18:25:16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수척억원 탈세혐의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약 9시간만에 종료됐다. 11일 검찰은 공덕동 효성본사에서 임직원 출근 시간 이전인 7시30분께 압수수색을 시작해 5시에 마쳤다. 검찰은 회계 담당부석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 회장실의 각종 서류 등을 압수해 과일박스 12~13개에 담아 철수했다.
효성그룹은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고 지난 7일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에 대한 자료를 넘겨 받자 압수수색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출근 시간 전부터 30~40명의 수사관이 본사에 들이닥치자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검찰은 한때 임직원들의 휴대폰과 가방 등을 압수해 세무조사 사실을 공유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또 본사 뿐만 아니라 조석래 회장과 아들 삼형제 자택에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검찰이 수사 착수 11일만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자 조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과 국세청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로 발생한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숨기고 손실을 10여년 동안 조금씩 메우는 방법으로 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하면서 수천억원대의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 회장 일가는 차명으로 1000억원대 재산을 보유하면서 소득세 등 거액의 세금을 탈루, 비자금을 운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임의제출 형태로 효성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를 확보해 역외탈세, 해외자금도피 배임 횡령 등에 대한 수천억원대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측은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면서도 비자금과 횡령 등에 대한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효성은 “차명주식 부분은 70년대부터 타 그룹처럼 경영권 보호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 차원에서 친인척 등 지인들에게 명의신탁 해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실관련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1998년 외환위기로 생긴 부실을 국민혈세로 연결되는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10년간 이익을 내서 갚아온 것”이라며 “비자금, 횡령 등 사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효성그룹은 자산 규모가 11조가 넘는 재계 26위 기업으로 조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에 있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씨와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