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6.04.04 13:52:07
삼성바이오로직스, 그룹서 1조1484억원 투자
올들어 단기 사모회사채만 발행..유상증자 '뚝'
삼성바이오로직스 "2018년쯤 매출 턴어라운드"
[이데일리 김혜미 천승현 기자] 삼성이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꼽았던 바이오 분야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성은 오는 2020년까지 2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들어서는 그룹이 아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모습이다.
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그룹 차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출자한 자금은 총 1조1484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7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총 11차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시기별로 짧게는 약 3주, 길게는 7개월 간격을 뒀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주로 공장설비 구축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투자됐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후 유상증자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현재까지 조달한 자금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그룹 차원의 투자가 끝났고, 효율적으로 따져봤을 때 외부자금 조달이 용이하고 연내 상장계획이 있으므로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룹보다는 외부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18년까지 제 3공장에 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지난 1월 단기 사모회사채 400억원, 3월 말 8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올들어 발행한 회사채 만기는 1년으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상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생산과 개발 부문이 분리 운영되며 사실상 그룹 차원에서의 투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이뤄진다.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은 이날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각각 51.04%와 46.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퀸타일스 아시아가 2.17%를 보유해 주요 주주 목록에 올라 있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을 맡고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1.20%, 미국 바이오젠이 8.8%를 보유한 합작법인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 투자 중단은 바이오산업에 대한 전망과 투자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바이오 사업 매출은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를 나타냈다.
2015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은 912억7800만원으로 지난 2014년 1051억4900만원보다 13% 줄었다. 영업손실은 1195억4100만원에서 2036억4200만원으로 70% 확대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매출은 2014년 761억3100만원에서 239억180만원으로 69%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394억9700만원에서 1611억800만원으로 308% 급증했다.
매출 부진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연산 15만리터 규모의 제 2공장은 풀가동에 들어가 정상적인 매출이 나오는 시점을 2018년으로 보고 있다”면서 “200억~300억원 정도의 매출 변동은 시험생산시 사업주가 지급하는 기술이전 수수료 포함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항목 조정에 따른 변동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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