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韓 화이트리스트 복원할까…한일 양국서 릴레이 논의
by김형욱 기자
2023.04.21 16:00:00
18~20일 韓서 수출관리 정책대화
韓 전략물자 관리제도 日측에 시연
24~25일日서 추가논의…결론 낼까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한·일 양국을 오가며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진행한다. 한국에 이어 일본 정부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입 규제 완화 대상국)에 복원할지 관심을 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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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18~20일 한국에서 일본 경제산업성과 제10차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안보정책관과 이가리 가츠로 경산성 무역관리부장 등 양국 국장급 관료가 협상에 나섰다.
최대 관심사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이른바 ‘그룹A’로 원상 복구할지 여부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불화수소 등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하고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입 규제 일괄 면제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 한국 정부도 이에 대응해 일본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었다.
양국은 그러나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의 일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기업이 강제징용 배상금을 대납하는 형태로 문제를 마무리 짓기로 했고, 한국이 선제적으로 WTO 제소를 철회하고 일본의 화이트리스 원복을 추진했다. 일본 역시 반도체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해제 절차는 시작했으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원복 절차는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다.
야당을 비롯한 일각에선 한국이 일본을 화이트리스트로 복귀시켰는데 일본은 원상복구하지 않은 점을 이유로 ‘굴욕 외교’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로선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둔 만큼 일본 측이 하루빨리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복귀시키는 절차에 착수해야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양측은 지난 10일과 12~13일 1~2회차에 걸친 영상 회의에 이어 이번 3회차 대면회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했다. 우리측은 우리 측 전략물자 관리 제도를 일본 측에 상세히 설명했다. 또 전략물자 관리시스템(yes trade)을 활용한 실제 수출허가 심사 시연을 진행했다. 한국의 제도적 허점을 통해 일본의 전략물자가 우려국으로 우회 수출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시키려 한 것이다.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때 이를 문제 삼은 바 있다.
양측은 이번 3회차 회의에서 결론을 내진 않았다. 다만, 오는 24~25일 일본에서 추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달 말께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