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따라 강세장 보인 韓채권시장..10년물 금리 1.9%대 초반으로 하락

by이윤화 기자
2021.07.20 11:36:22

장단기 금리 모두 하락하며 강세장 보여
美금리 1.1%대, 5개월만 최저치 영향
7월말까지 안전자산 선호따라 강세장 전망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이어 치사율이 더 높다는 람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까지 겹치면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공포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높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간밤 1.1%대까지 하락해 5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고 이 영향을 이어 받아 우리나라 국채 시장도 하루 만에 강세장으로 전환했다.

자료=마켓포인트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전 11시께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내리면서 원화 채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간밤 1.19%로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하자 우리나라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일 대비 0.49%포인트(1bp=0.01%포인트) 내렸다. 만기가 더 긴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0.60%포인트, 0.64%포인트 가량 하락하면서 더욱 강세장을 보였다.

단기 금리인 2~3년물 금리와 5년물 금리 역시 0.04%포인트 가량씩 하락하는 중이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수요가 많아져 가격이 오르면서 강세장을 보이는 것이다.

가장 큰 영향은 미국채 장기 금리 급락이다. 간밤 미국 10년물 금리가 1.1%대 아래로 하락하면서 뉴욕증시가 2거래일 연속 큰 폭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국채 시장 강세를 이끈 것은 감염병 대유행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시장 인식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델타 변이에 이어 람다 변이 바이러스도 남미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치명률이 높은 람다 바이러스 때문에 페루에서는 신규 확진자의 80%가 람다 변이로 밝혀졌고 이미 영미권 등 29개국으로 빠르게 번지는 중이다. 1차 백신접종률이 88%에 달하는 영국의 신규 확진자수가 19일(현지시간) 기준 5만4000명을 기록하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쉽사리 잡히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물가 전망이 예정된 8월 전까지는 이달 말까지 채권 시장의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10년물 금리가 1.1%대로 내려가면서 이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과 상관없이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좋고 국가 신용도가 AA 등급으로 높은 만큼 채권시장은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의 선호를 유지하는 중이어서 영국이나 뉴질랜드, 호주 등의 선진국 채권 시장과의 상관계수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 감염병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한은 금통위 이슈가 집중될 8월 이전까지는 우리나라 채권 시장 강세 요인이 더 높은 것으로 보여 10bp 내외에서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