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는 김에 배송 좀"...모비트온, 유럽 여행자 배송 플랫폼 품었다
by김연지 기자
2026.05.16 09:31:05
[EU있는경제]
모비트온, 에스토니아 P2P 물류 플랫폼 글로컬존 인수
여행자 캐리어 빈 공간 활용해 국가 간 소량 배송 중개
해외직구 확산 속 국제 배송비·시간 부담 줄이는 모델 주목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해외 나가는 김에 이것 좀 사다 줄 수 있어?"
지인 사이의 사소한 부탁으로 여겨졌던 일이 유럽에서 배송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다. 해외 현지 상품을 사고 싶지만 국제 배송비와 시간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와 여행길 캐리어에 여유 공간이 있는 사람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는 특히 탈중앙 물류 네트워크 기업 모비트온이 최근 여행자 캐리어 빈 공간을 활용해 국가 간 소량 배송 수료를 처리하는 한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더 주목받는 모양새다.
15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탈중앙 물류 네트워크 기업 모비트온은 최근 에스토니아 기반 P2P 물류 플랫폼 글로컬존을 인수했다.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 정보는 비공개다.
글로컬존은 해외에 있는 물건을 받고 싶은 이용자와 해당 국가를 오가는 여행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특정 상품이나 물건 배송을 요청하면 같은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이 이를 대신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해외여행 가는 김에 물건을 대신 가져다주는 구조로, 여행자는 캐리어의 빈 공간으로 추가 수익을 얻고, 이용자는 기존 국제 배송보다 빠르거나 유연한 방식으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글로컬존은 튀르키예, 브라질, 미국 등 국가 간 물건 이동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등록 이용자는 130만명 이상, 누적 배송 주문은 60만건을 넘어선다. 단순한 소규모 심부름 앱을 넘어 국가 간 소비 수요와 여행자 이동 데이터를 결합한 물류 플랫폼으로 몸집을 키운 셈이다.
모비트온은 국가 간 소량 배송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이번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는 더 다양한 국가의 상품을 원하지만, 소량·개별 배송은 여전히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특정 국가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나 현지 가격이 더 저렴한 상품은 수요가 있어도 정식 수입·배송망을 이용하기에는 효율이 떨어진다. 글로컬존은 여행자의 이동 경로와 캐리어 여유 공간을 활용해 이 같은 비효율을 줄이는 모델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번 인수는 특히 유럽 스타트업 시장에서 최근 숨은 인프라를 겨냥한 서비스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대규모 물류창고나 배송차량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이미 이동 중인 사람과 유휴 공간을 연결하면 새로운 물류망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가 간 물건 이동에는 통관, 세금, 분실 책임, 금지 품목 관리 등 복잡한 규제가 뒤따르는 만큼, 신뢰와 안전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플랫폼이 단순 매칭을 넘어 결제, 에스크로, 보험, 배송 추적, 분쟁 해결 기능을 얼마나 정교하게 갖추느냐가 사업 확장의 관건이 될 것이란게 업계 전언이다.
한편 모비트온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컬존의 이용자 기반을 자사 물류 네트워크와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여행자 배송 모델에 스마트계약, 에스크로, 토큰 기반 보상 구조 등을 붙여 탈중앙 물류 인프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