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앱스토어 매출 성장 둔화?…그래도 애플은 달린다

by이정훈 기자
2022.08.04 13:04:31

뚜렷한 호재 없었던 애플 주가 +3.8%…한달반 새 +29%
7월 앱스토어 순매출 증가율 1.0%…6월(2.5%)대비 추락
"일부 국가 빼곤 성장 둔화…4분기 서비스매출 6% 줄 듯"
모건스탠리 "실적전망 하향 섣불러"…`매수`의견 유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나름 선방했던 애플의 서비스 매출 실적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단초가 나왔다.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아직까지 실적 전망 자체를 낮출 정도는 아니라며 성급한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3.82% 상승한 166.1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간밤에 뚜렷한 호재가 나오진 않았지만, 2%는 넘는 나스닥지수 상승세에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뉴욕증시 빅테크를 대표하는 주식답게 애플 주가는 최근 반등랠리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6.4% 하락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초과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 6월16일 장중 주가가 129.04달러라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이후 최근 한 달 보름여 만에 29% 가까운 반등세를 타고 있다.

오히려 이날 나온 애플 관련 뉴스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만했다. 이날 시장 조사업체인 센서 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애플 앱 스토어의 7월 중 순매출이 전년동월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앞선 6월의 2.5% 증가에 비해 증가폭 자체가 1.5%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앞서 애플이 2022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할 당시, 앱 스토어와 애플 뮤직, 애플플러스(+), 아이클라우드 등 소비 지출 둔화 영향을 많이 받는 서비스부문 매출이 196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2% 늘었다는 것이 호재로 작용한 바 있다. 시장 예상치(197억달러)엔 못 미쳤지만, 그 차이가 거의 없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 덕이었다.

그럼에도 향후 경기 둔화 또는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앞으로는 서비스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여전했는데, 이번 앱 스토어 매출 성장세 둔화가 그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앱 스토어는 전체 서비스 매출 중 3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에 월가 대표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앱 스토어 성장세 둔화를 지적하긴 했지만, 과도한 해석은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모건스탠리는 “6월과 비교해 보면 7월 앱 스토어 순매출 성장세는 전체 매출에서 87%나 되는 10대 시장 중 독일과 프랑스만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둔화되는 모습이었다”며 “특히 중국에서의 순매출은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8% 감소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6월의 6% 감소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중국에서의 코로나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게임 앱 매출이 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애플 주요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


모건스탠리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앱 스토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제자리 걸음 정도였던 반면 7월 데이터를 보면 다음 분기인 4분기(7~9월)에는 매출이 6%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는 “실제 앱 스토어 매출 성장세는 소비 지출의 강도는 물론이고 코로나 봉쇄조치 이후 생활이나 소비 패턴이 정상으로 돌아온 중국에서의 디지털 서비스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약간의 하방 리스크가 있다 해도 당장 서비스부문 매출 전망을 조정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며 애플을 감쌌다. 그러면서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확대(Overweight)`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도 180달러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애플 서비스의 한 축인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애플플러스(+)`가 넷플릭스처럼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섣부른 예측도 나왔다.

이날 디지데이에 따르면 애플은 광고사업 내 광고주 플랫폼(DSP)을 운영할 선임 매니저를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내놨다. 앞서 `앱 투명성(ATT) 정책`이란 이름으로 고객 프라이버시를 강화함으로써 디지털 광고 플랫폼들의 리타깃팅 광고에 타격을 줬던 애플은 현재 독자적인 DSP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애플은 개인 프라이버시를 가장 잘 보호할 수 있는 정교한 자체 DSP를 구축하고, 모바일 중심의 DSP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애플이 넷플릭스와 같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해 광고 매출과 유료 구독자수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앞서 지난주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애플의 서비스 매출을 걱정하며 “애플 사용자들의 일생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감안하면 애플 주가가 저평가된 게 맞긴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서비스부문 성장세가 계속 유지되느냐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