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中 바이두 '미래차' 커넥티드카 동맹 강화
by이소현 기자
2018.07.10 11:00:31
양사 '커넥티드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 체결
커넥티드카, 음성인식, AI 로봇 개발, IoT서비스...4대 협업
| 현대·기아차와 바이두의 커넥티드카 개발 협업의 선행 단계 결과물인 차량용 ‘AI 샤오두 로봇’이 지난 4월 출시한 ‘신형 즈파오(국내명 스포티지)’에 탑재돼있다.[사진=현대·기아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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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현대·기아차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며 미래 커넥티드카(정보통신 연계 차량) 프로젝트에 속도를 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미래차 핵심 기술로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바이두 본사 사옥에서 ‘커넥티드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현대·기아차와 바이두가 강력한 협업 파트너사가 됐다는 것은 단순히 미래차 개발 경쟁력에서 한발 앞서간다는 의미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양사의 전략적 동맹은 커넥티드카 시대를 앞당겨 고객이 경험해 보지 못한 혁신적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공통의 목표와 도전 의식에 따른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IT(정보기술) 기술의 중심에 서 있는 바이두와의 협업을 계기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위상을 인식시키는 것은 물론, ICT(정보통신기술) 변혁을 주도하는 업체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부터 3년 동안 중국에서 약 170만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지난해 사드 보복 탓에 판매량이 120만대가량으로 줄었다. 이에 중국 IT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한 젊은층에 맞는 기능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날 MOU 체결로 양사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음성인식 서비스 △AI(인공지능) 로봇 개발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등 4대 분야에서 공동의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양사는 지도와 빅데이터, AI, 각종 인터넷 포털 서비스 등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차량 내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어 자연어 인식 기반의 음성인식 서비스도 고도화해 가기로 했다. 바이두의 음성인식은 중국어 방언의 성조 차이까지 완벽하게 구분해 낼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소음 하에서도 사람의 음성만을 추출하는 현대·기아차의 기술이 결합해 말로 차량의 편의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 쑤탄 바이두 커넥티드카사업부 총책임자(왼쪽)와 추교웅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이 중국 베이징에 있는 바이두 본사 사옥에서 ‘커넥티드카 전략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기아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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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차량용 AI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샤오두(小度)’로 이름 붙여진 AI 로봇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운전자와 차량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다.
날씨, 뉴스, 일반 Q&A(질의응답)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와 개인 스케줄 관리 등이 가능하며 내비게이션, 공조시스템, 미디어, 도어 개폐 등 차량 내 주요 장치들을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다.
앞서 양사는 커넥티드 카 개발 협업의 선행 단계 결과물인 차량용 ‘AI 샤오두 로봇’을 지난 4일 중국 국제전람센터에서 개최된 ‘바이두 AI 개발자 대회’를 통해 최초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AI 샤오두 로봇’은 기아차 중국법인이 지난 4월 출시한 ‘신형 즈파오(국내명 스포티지)’에 탑재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차량 내부 대시보드 위에 별도로 장착되는 ‘AI 샤오두 로봇’은 스크린에 눈(目) 모양 표시를 통해 기쁨, 애교, 난감함 등 감정을 표현해 가며 차량 탑승자와 의사소통 한다.
오늘의 주요 뉴스와 운전자 스케줄을 대화하듯 전달하기도 하고 영화표 예매 같은 명령도 척척 수행해 낸다. 특히 다양한 방식으로 탑승자와 교감하는 기술은 AI 샤오두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탑승자가 1초 이상 AI 샤오두 로봇을 응시하면 샤오두는 윙크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또 운전자가 “샤오두, 세상에서 누가 제일 잘 생겼지?”라고 물어보면 로봇은 카메라로 운전자를 찍은 뒤, “스크린에 나온 바로 이 분입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또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를 인식해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졸음운전, 운전 부주의 등을 인지해 경고하는 기능도 갖춘다.
아울러 양사는 집에서 차량을 제어하는 홈투카(Home-to-Car)와 자동차 안에서 외부 생활공간을 제어하는 카투홈(Car-to-Home) 등 IoT 기술을 조기에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추교웅 현대·기아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개발실장은 “IT 기술이 자동차 산업과 결합하면서 고객분들께 더 큰 가치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해 지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커넥티드 카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쑤탄 바이두 커넥티드카사업부 총책임자는 “바이두는 차량 지능화 기술과 다양한 솔루션을 파트너사들에 제공하면서 자동차 생태계를 주도해 왔다”며 “이번 현대·기아차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분들께 안전하고 편리하며 쾌적한 운행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