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피라미드’ 평양 류경호텔, 공사 재개 소문 '무성'

by김형욱 기자
2016.12.23 15:27:10

재원 부족으로 5년째 공사중단… 관광객 유치 위해 "곧 완공" 소문 퍼뜨려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북한 평양의 랜드마크 류경호텔. 비록 미완의 건물이지만 피라미드를 닮은 모습, 지상 330m, 101층, 3700여 객실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전 세계가 주목한다.

AP통신은 23일 중단된 지 5년이 지난 류경호텔의 공사가 재개된다는 소문을 검증했다.

류경호텔은 원래 1988년 김일성 주석의 80회 생일 헌정 기획으로 1987년 착공해 1992년 완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1992년 60% 완공 상태에서 중단됐다. 2008년 다시 한번 공사를 재개했으나 2012년 다시 중단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3년 6월 평양 시내에서 촬영한 류경호텔 모습. AFP
2012년 9월 촬영한 북한 평양 류경호텔 외부 모습. AFP
소문의 근거는 그러나 이달 초 이 타워의 꼭대기에 불빛이 들어온 것이다. 때맞춰 이집트 투자자도 방문했다.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곳 공사가 재개됐으며 내년이면 완공할 수도 있으리란 얘기가 돌았다.

더 나아가서 영국의 한 타블로이드는 이곳이 이미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AP는 ‘팩트체크’ 결과 이 모든 게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소문의 근원이던 건물 상단 불빛도 곧 꺼졌다.

문제는 돈이다. 2008년 공사가 재개됐을 땐 북한 내 통신망 사업을 노린 이집트의 오라스콤이 3000만 달러(약 360억원)를 투입했다. 2011년 외관 공사를 마친 것도 이 덕분이다.



오라스콤은 이후에도 2012년 말 완공을 기대하고 15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한 후 호텔 등 건물 개장과 함께 이를 받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2년 이곳을 방문했던 ‘고려투어’의 사이먼 코커렐은 “단순한 돈 문제”라고 말했다. 이곳 설계자는 외부 엘리베이터나 다섯 개의 회전식 식당 등 기존 계획이 취소됐음에도 여전히 자금 확보를 마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코커렐은 “그때 이후 이곳에 대한 어떤 활동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소문은 왜 나왔을까. 북한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북한 관광객에게 이곳을 자랑스레 소개하곤 한다는 게 북한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 관계자의 증언이다. 현재 공사 중이며 곧 개장할 수 있으리라고 말하며 관광객에게 어필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 류경호텔 완공에 관심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AP는 덧붙였다. 김정은은 실제 고층 빌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요명거리엔 북한 최고 높이의 70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으며 곧 완공된다.

AP는 그러나 류경호텔의 공사 재개는 쉽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이미 착공으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나며 밤에는 불빛 하나 없는 도시의 흉물, 낮에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는 유령 같은 존재가 됐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AP는 “언제가 될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완공 때까지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텅 빈 건물’로 남을 것”이라고 비평했다.

2012년 9월 촬영한 북한 평양 류경호텔 내부 모습. AFP
2012년 9월 북한 평양 류경호텔에서 바라본 평양 시가지 모습.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