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터키와 전쟁할 생각 없다"‥충돌위기 넘기나(종합2보)
by안승찬 기자
2015.11.26 11:21:25
러시아 외무장관 "경제력 중단도 고려 안해"
터키도 러시아 달래기.."러시아는 이웃이자 친구"
푸틴, 시리아에 지대공미사일 배치..''긴장감 여전''
| 지난 24일 터키 F-16 전투기가 러시아의 수호이(Su)-24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터키군은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크게 반발했다.(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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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일촉즉발 상황으로 흘러가던 러시아와 터키의 갈등이 큰 위기를 넘겼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터키가 러시아의 전투기를 격추시킨 것에 대해 “터키와 전쟁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사건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터키 회사나 수출업자들, 터키와 협력하는 러시아 국민이나 회사들에 인위적으로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 생각이 없다”고 했다. 터키와 러시아 사이의 경제 협력 관계도 계속된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지대공미사일을 시리아 북부에 배치했다. 사실상 터키를 겨냥한 조치다. 러시아와 터키의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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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와 터키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전 터키 F-16 전투기가 러시아의 수호이(Su)-24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터키군은 10차례 경고했지만 러시아 전투기가 이를 무시해 교전수칙에 따라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터키에 위협을 주지 않았다며 크게 반발했다. 미국과 프랑스가 터키를 옹호하면서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터키와 전쟁할 생각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으면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터키 정부도 발 빠르게 러시아 달래기에 나섰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집권당 의원총회에서 “러시아는 우리 친구이자 우리의 이웃이고, 우리는 경제적 상업적 문화적으로 매우 강하게 연결됐다”며 러시아 정부와의 대화 통로가 넓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에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공격한 것은) 단지 우리 안보를 수호하고 우리 형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의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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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줄어들긴 했지만, 터키와 러시아의 긴장관계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터키 국민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지만, 터키 지도부의 행동에 의문이 있다”면서 “이것(전투기 격추)이 우연한 사고라는데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고 계획된 도발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터키군의 행동에 아무런 대응도 없이 지나갈 순 없다”면서 “러시아 전폭기에 대한 공격을 고려해 터키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는 최신예 S-400 지대공미사일 포대를 시리아 북서부 라타키아 공군 기지에 배치했다.
러시아는 “러시아 전투기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터키 위협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S-400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400㎞에 달한다. 터키 국경과 불과 50㎞ 떨어진 라타키아에서 배치된 미사일은 터키 남부 대부분 지역을 사정권에 둔다.
미국과 프랑스는 국제 사회의 우려를 전달하며 러시아와 터키에 자제할 것으로 요구했다. 자칫 과거 냉전시대의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IS와 전쟁을 선포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와 터키의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모든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