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 파동'.. 여야 강공 대치로 정국 급랭(종합)

by박수익 기자
2013.07.12 18:49:40

[이데일리 박수익 김정남 이도형 기자] 민주당 대변인이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아야할 사람이 태어났다)란 용어를 사용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아베신조 일본총리와 유사하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정국이 또다시 급랭하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이 서해북방한계선(NLL)포기 논란으로 번진 가운데 이번에는 ‘귀태 발언’ 파동이라는 또다른 돌발변수 출연, 여·야 대치전선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12일 ‘귀태 발언’의 당사자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홍 변인이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는 물론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각하게 실추시켰으므로 국회법에 따라 징계를 요구한다는 취지다.

앞서 새누리당은 홍 대변인의 발언을 문제삼아 이날 예정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예비열람,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 등 모든 원내일정을 중단하고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직접사과 ▲홍 대변인에 대한 대변인직 사퇴 등 적절한 조치 등을 요구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가원수 개인에 대한 직접적 명예훼손·모독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독이고, 국가의 위신을 스스로 짓밟고 격하시키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국민을 모독한 것은 물론이고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정말 해서는 안되는 극언”이라면서 “절대로 그냥 넘어갈 그럴 사안이 아니다”고 강경 입장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같은 새누리당의 ‘초강수’에 민주당은 국정원 국정조사 정국에 대한 ‘물타기’라고 역공세를 취하며, 새누리당의 요구를 거부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질을 가리기 위해 정부여당과 국정원이 총동원돼 국정원 국정조사 무력화를 시도해도 우리는 결코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고, 전병헌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불순한 정치개입을 사과하고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당대표의 직접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홍익표 대변인이 이미 ‘유감 표명’을 한 만큼, 새누리당이 국회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는 것은 여당으로서 무책임한 자세라고 맞받아쳤다.

이처럼 여야가 연이어 강(强)대 강(强)으로 맞붙으면서, 민주당 김현·진선미 위원에 대한 ‘제척’ 문제로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정원 국정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