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1·2위 정유사, '임원엔 후하게 직원엔 박하게'

by한규란 기자
2012.09.04 15:53:08

SK에너지·GS칼텍스, 상반기 등기임원 보수 전년比 20% 이상 올라
S-Oil·현대오일은 '등기임원 보수↓, 직원 보수↑'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올 상반기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등기 임원들의 보수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4개 정유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에너지(096770)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057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85%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등기 임원들은 보수를 더 두둑히 챙겼다. SK에너지 등기 임원 5명의 1인당 평균 보수는 562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50만원)에 비해 무려 28% 가량 늘었다. 반면 직원들의 보수 인상률은 고작 1%대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SK에너지가 올 상반기 6개월간 전체 직원 2911명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은 1039억원으로 평균 급여는 3571만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직원은 14명 줄었지만 1인당 평균 지급액은 35만원 늘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GS칼텍스도 마찬가지였다. GS칼텍스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726억원에 그치면서 전년동기 대비 93%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등기 임원들의 보수는 되레 늘었다. 등기 임원 3명의 1인당 평균 보수는 4억40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등기임원 4명이 받은 3억4828만원보다 1억원(21%)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직원들의 보수는 오히려 줄었다. 전체 직원 3222명에게 1063억원을 지급, 1인당 평균 보수는 지난해 보다 21만원이 줄어든 3299만원으로 파악됐다.

S-Oil(010950)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은 22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4%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에 등기 임원의 보수도 크게 줄었다. S-Oil의 올 상반기 등기임원(1명) 평균 보수는 8951만원으로 전년 동기 1억8672만원보다 52% 가량 삭감됐다.

그러나 직원 보수는 4개 정유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총 2636명에게 989억원을 지급, 1인당 평균 지급액이 3755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9% 가량 늘어났다.

올 상반기 250억원 적자를 본 현대오일뱅크의 등기 임원(5명) 보수도 지난해 상반기 9021만원에서 6848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직원 보수는 크게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직원 1786명에게 총 640억원을 지급, 1인당 평균 보수가 3583만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직원은 65명이나 줄었으나 급여는 무려 400만원 가량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