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처럼 태양계 끝자락 맴도는 천체 26개 발견

by강민구 기자
2022.06.09 12:18:30

천문연, KMTNet 망원경으로 ''해왕성바깥천체'' 관측
태양 공전에 1500여년 걸리는 천체도 확인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최근 3년 동안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확인한 해왕성바깥천체 86개 중 3분의 1을 찾아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태양계 가장 바깥에 있는 천체 26개를 발견하고, 성과를 소행성센터에서 공인받았다고 9일 밝혔다

태양계 최외곽 행성인 해왕성 너머에는 태양계 초기의 역사를 간직한 많은 소천체들이 공전하며 이를 해왕성바깥천체라고 한다. 명왕성이 대표적인 사례다.

천문연 연구팀은 칠레, 호주, 남아공에서 운영하는 외계행성탐색시스템 중 칠레 관측소의 1.6m 망원경을 이용해 2019년부터 매년 4월께 태양계 천체가 모여 있는 황도면을 집중 관측했다. 그 결과, 총 26개의 천체를 발견했다.



한 해 관측 결과로 해왕성바깥천체의 대략적인 거리를 구할 수 있지만, 궤도를 알아낼 수 없기 때문에 여러 해에 걸쳐 관측해야 한다. 연구팀은 KMTNet으로 17개의 천체를 최소 두 해 이상에 걸쳐 관측하고, 궤도 특성을 파악했다.

태양계 초기 진화 당시 많은 천체들은 서로 충돌하거나 궤도를 바꾸는 이주 현상이 발생했다고 알려졌다. 해왕성바깥천체 상당수는 태양계가 형성될 때부터 화석처럼 변하지 않고 같은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궤도 분포를 연구하면 태양계 초기 역사를 파악하는데 쓸 수 있다.

이번에 발견한 천체 중 ‘2022 GV6’은 태양 공전에 1538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왕성바깥천체 중에서도 희귀한 궤도이기 때문에 태양계 최외곽 지역 소천체 분포를 통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안영민 천문연 박사는 “2022 GV6와 같이 특이한 공전주기를 가진 천체들을 발견해 태양계 역사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다”며 “앞으로도 KMTNet으로 특이 천체 발견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KMTNet 망원경으로 찍은 ‘2022 GV6’ 관측 자료.(자료=한국천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