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취임 후 티베트 첫 방문…美압박 강행돌파 의지
by김무연 기자
2021.07.23 15:12:55
21~22일 티베트 자치구 방문
인권탄압 문제로 압박하는 美에 정면 대응 메시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석 취임 후 첫 티베트 시찰에 나섰다. 소수 민족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압박을 강화하는 미국이 움직임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로이터통신은 23일 신화통신을 인용, 시 주석이 지난 21~22일 티베트 자치구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21일 티베트 린즈시에 도착한 뒤 티베트와 쓰촨성을 연결하는 라린철도 건설 현황을 살피면서 티베트의 수도 라싸로 향했다.
시 주석이 티베트를 방문한 것은 2012년 주석 취임한 뒤 처음이다. 앞서 시 주석은 부주석 시절인 2011년 티베트를 방문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라싸에 도착한 뒤 수도원과 포탈라 궁 광장을 방문했다. 포탈라 궁은 중국 당국이 가장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지목한 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전통적으로 머무는 곳이다.
티베트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이 중국의 인권 탄압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하는 지역이다. 티베트는 청나라 멸망 직후 독립국을 선포했지만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지배권을 확보했다. 1959년엔 라싸에서 일어난 무장봉기를 진압했고 그떄부터 공안을 이용해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현재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14세는 인도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수립한 상태다.
시 주석의 방문은 최근 인권 문제, 주변국 독립 문제 등으로 자국 압박 수위를 높이는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은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강제 노동 문제 등을 이유로 신장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에 경고하는가 하면, 신장산(産) 물품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동시에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대만에는 모더나 백신 250만회를 지급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 한 나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대만은 2016년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래 독립국가임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일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도 대만,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티베트 등 문제에 미국 등 외세가 관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당시 “중국 인민이 일어서고 있으며 중화민족이 지배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일국양제와 고도의 자치 방침을 관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티베트 방문은 인도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티베트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과 맞닿아 있는 분쟁 지역이다. 지난해 6월 이곳에서 양국군이 무력 충돌해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전사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에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자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인 장유샤가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