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재무제표로 보니'…현대·동부·한진, 이자 갚기도 벅차

by김도년 기자
2015.06.02 11:16:45

연결 부채비율 200% 넘는 기업집단 23곳…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곳은 16곳
경제개혁硏 "금융당국·채권단 주도 기업 구조조정 노력 시급"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대기업집단 중 현대와 동부, 한진, 동국제강, 대성, 한진중공업그룹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기에도 힘들 만큼 부실한 상황이 3년 연속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재무제표에서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빼고 본 재무현황이다.

2일 경제개혁연구소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8곳의 2014년 기준 연결 재무제표에서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뺀 수치를 집계한 결과 현대, 동부, 한진, 동국제강, 대성, 한진중공업그룹은 연결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고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1배 미만이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본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통상 200%가 넘으면 부실한 것으로 보고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를 갚을 수 없다고 본다.

△자료 : 경제개혁연구소
기업별로 보면 현대그룹은 지난해 부채비율 960.31%에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5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 분석 대상 기업 중 가장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집단으로 분류됐다. 해운업황 불황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현대상선(011200)의 지배주주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터(017800)가 재무적투자자(FI)와 체결한 파생상품계약 손실 등으로 그룹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진 탓이다.

한진(002320)그룹도 현대그룹처럼 한진해운(117930)을 비롯한 해운업 계열사 부진으로 연결 부채비율이 2012년 678.445에서 2014년 863.63%로 상승했다.

동부(012030)그룹은 동부제철(016380), 동부건설(005960) 등의 적자로 재무구조가 나빠져 연결 부채비율이 2012년 397.57%에서 2014년 864.21%로 늘었고 이자보상배율도 2012년 이후 계속해서 1배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동부제철의 열연공장 가동 중단으로 1조원 규모 자산손실도 있었다.



한진중공업그룹은 조선업황 악화에 따른 한진중공업(097230)의 수익 부진 여파로, 동국제강그룹은 조선, 건설 등 전방 산업 부진에 따른 동국제강(001230) 수익 악화로 재무지표가 악화했다. 대성그룹은 계열사 대성산업(128820)의 부동산 투자사업 실패의 여파가 컸다.

지난해말 현재 연결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집단은 23개로 전체 분석대상 기업집단의 47.9%였고 연결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기업집단은 16개였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재무구조는 개별 기업(별도 재무제표) 단위로 살펴보지만, 상호 출자, 내부거래 관계가 많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우 연결 재무제표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특히 연결 부채비율이 높은 동시에 연결 이자보상배율이 낮았던 STX, 동양, 대한전선 등이 결국 해체되거나 구조조정의 길로 접어든 것을 보면 위험 수위에 달한 기업에 대한 발 빠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

이수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기업집단의 재무건전성을 좀 더 명확히 파악해 구조조정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통합도산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주채무계열제도 등 부실 기업 구조조정 관련 법제도의 개선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