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1.11.11 21:49:03
애플 "관련없는 자료" 주장에 법원 수용
"특정부분이라도 공개하라" 삼성 한발 후퇴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호주에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005930)가 제기한 애플과 호주 이동통신사들과의 비밀스러운 계약 전문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불발에 그쳤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외신들에 따르면 애너벨리 베넷 호주연방법원 판사는 "그동안 애플이 제출한 자료들은 정확했고 삼성측도 이를 검토할 만한 충분한 기회들이 있었다"며 "아직 검토되지 않은 자료들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같은 삼성전자측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앞서 삼성측은 애플이 삼성을 견제하기 위해 호주 현지 통신사들과 불공정한 계약을 맺은 점이 있다는 의심을 갖고 계약서 전문 공개를 요구했고, 베넷 판사도 애플측에 텔스트라, 보다폰. 옵터스 등 호주에서 통신사업사와 맺은 계약을 삼성전자에 알려주라고 요구했었다.
이날 공판에서도 삼성전자측 줄리안 코크 변호사는 "애플이 이미 제출한 자료는 불충분하며 이에 따라 3개 통신사들과 맺은 계약서 전문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애플측 스티븐 벌리 변호사는 "이번 소송과 무관한 자료들을 경쟁사들이 들여다본다는 것은 무의미하며 지나친 주장"이라고 맞섰고, 베넷 판사는 애플의 주장을 인정한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측은 앞선 계약서 전문 공개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삼성이 요구하는 계약서의 특정부분이라도 공개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이에 대해 베넷 판사는 추가 논의를 위해 사흘간 공판을 연기할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이날 공판에서는 삼성전자의 3G 통신칩에 대한 애플의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아이폰4S`에 사용된 퀄컴 칩과 펌웨어를 전문가가 조사하는 문제가 거론됐고, 법원측은 삼성전자의 전문가가 펌웨어를 받아 조사하고 있고 일요일쯤 증거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