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택 뜬다)③조연에서 주연?..`묻지마 투자`는 곤란

by박철응 기자
2010.11.22 16:38:17

소형주택 수요 꾸준히 증가할 듯
가격상승 우려..수익률 꼼꼼히 따져야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소형주택 바람이 거세다. 중대형 아파트들이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는 것과 달리 소형 오피스텔은 수십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다. 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앞다퉈 소형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소형주택 전성시대`의 배경, 현황, 전망 및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앞으로 소형주택 시장은 규모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인가구 수가 빠르게 느는 데다 소형주택 재고 물량은 터무니 없이 적기 때문이다. 

1~2인가구 수는 2000년 502만가구(34.6%)에서 올해 743만가구로 43.4%까지 늘었고 2020년에는 47.1%, 2030년 51.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60㎡ 이하 소형주택 건설비율은 2000년 30.4%에서 지난해 24.9%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가족 구성원 수에 걸맞는 규모의 주택을 찾는 수요가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소형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도 시장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늘어나는 1~2인가구 수요를 적절히 흡수할 수 있고 건축기간이 6~12개월로 빠르다는 점에서 소형주택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전세시장 불안을 조정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이다.

손은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전세시장 불안 상황을 보더라도 85㎡ 이하 규모의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졌다"면서 "소형주택 공급이 어느정도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형주택의 대표적 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인허가 실적이 급상승하면서 지난달 3500가구에 육박했다. 이같은 공급 추세가 이어진다면 주택시장 수급에 주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소형주택의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정적인 수익모델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주택시장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긴 하지만 과거 활황기처럼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오피스텔이나 원룸, 도시형생활주택 등 임대수익 창출원에 투자자가 모여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도 대규모 부동산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신 소형주택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상품 개발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은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금융권도 건설업계 트렌드에 맞춰 갈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소형주택 투자사업에 자금이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대 수익률에 대해서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파트 인기가 오피스텔로 옮겨가면서 분양가가 크게 올랐고,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분양가상한제에서도 예외로 인정돼 가격 상승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텔 분양가는 지난해 3.3㎡당 800만원대였는데 최근 분양한 강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의 경우 최고 17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올해 서울지역 오피스텔 수익률은 5.7%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이처럼 치솟은 분양가를 맞추기 위해 대출을 한 경우라면 이자 비용 등으로 실제 수익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는 취득·등록세와 중개수수료 등도 감안해야 한다.

김규정 본부장은 "소형주택에 투자하기 전에는 주변 지역의 월 임대료 수준과 자신이 필요로 하는 대출금 규모 등을 꼼꼼히 파악한 후 결정해야 한다"면서 "월세 시장이 잘 형성돼 있는 곳인지도 중요하다. 남들이 한다고 마구잡이로 뛰어들어서는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소형주택이 주된 재테크 수단으로서 가치가 부각되고 있지만 도심 중심으로 인기가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소형주택의 대표 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이 대부분 원룸형이라는 점 등을 들어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도시형생활주택의 90% 가량이 원룸형으로 지어지고 있어 주거 수요를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커봐야 10평 가량의 공간 밖에 되지 않아 수요가 한정돼 있고 주차면적이 좁은 등 인프라 면에서도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도시형생활주택 개념을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주차의 경우 원룸형이 1가구당 0.5대에 불과할 정도다.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