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만원 지원" AI 열풍에 '구인전쟁'…美 반도체 등 6.7만명 부족

by양지윤 기자
2024.07.08 12:30:00

美 반도체산업협회 "엔지니어·과학자 등 인력난 심화"
딜로이트 "글로벌 경제환경·공급망 문제 지속"
세계 3위 글로벌파운드리스, 인력 재배치 프로그램 등 대응
"기술자와 제품관리자 등 다양한 인력 확보해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반도체에서 인력부족이 심화한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도 구인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챗GPT가 쏘아올린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지니어와 컴퓨터 과학 분야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 픽사베이)
7일(현지시간) 반도체산업협회(SIA)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산업은 오는 2030년까지 기술자와 컴퓨터 과학자, 엔지니어 등 6만7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로는 140만명에 달하는 인력이 모자랄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도 별도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 환경과 지속적인 공급망 문제로 인해 반도체 분야의 인재 부족 현상이 더욱 악화할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CNBC는 세계 3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인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인력 재배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제너럴 모터스(GM)와 록히드 마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둔 이 회사는 우주 및 방위용 부품을 비롯해 가전과 휴대전화, 자동차 등에 쓰이는 반도체 칩을 만든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지역 전문대 졸업생과 재향군인 등을 대상으로 2년짜리 무료 견습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풀타임으로 근무하며 수당을 지급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약 50명이 수료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지난 5월부터 신입을 포함한 미국 직원들에게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최대 2만8500 달러(약 3900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신청자 수는 이미 200여명을 돌파하며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프라드히파 라만 글로벌파운드리스 최고인사책임자(CP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수백 개의 직책을 채우기 위해 매년 수천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동일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업계에서 선택 사항이 아니다”면서 기술자부터 제품 관리자, 사무직 직원 등 다양한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과학법에 따라 지난 2월 공장 확장에 필요한 15억달러를 지원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제조업 일자리 1500개와 건설업 일자리 9000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제조업과 건설업은 최근 인력 부족에 직면,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