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부 2030兆 증가, 역대 최대…부동산 영끌, 서학개미 투자 '쏠쏠'

by이윤화 기자
2022.07.21 12:00:00

한국은행, '2021년 국민대차대조표 잠정치' 공개
작년 국부 2030조원 늘어 증가액 기준 역대 최고
토지자산의 순자산 규모 비중 74.4%로 높은 흐름
해외증시 급등, 서학개미 수익 늘면서 금융자산↑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해 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우리 국민들의 재산이 203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증가액 기준으로 2008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해 사실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이 전체 국민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4.4%를 차지했고, 국내총생산(명목GDP) 대비 토지 자산 규모도 5.2배로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21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1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1경9808조8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029조9000억원(11.4%)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폭으로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1209조3000억원, 7.3%)보다 더 큰 규모다. 국민순자산 규모를 명목 GDP와 비교해보면 약 9.6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부의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한 비교로 총생산으로 순자산 규모를 따라 잡으려면 약 10년 가까이 소요되는 것이다.

자산 형태별로 나눠보면 전체 국민순자산 중 토지자산 등을 포함한 실물자산인 ‘비금융자산’과 주식, 현금 등 ‘금융자산’이 모두 늘었다. 특히 작년엔 금융자산(9.8%)이 부채(8.8%)보다 더 큰 폭 증가하면서 순금융자산이 1년 간 251조8000억원(47.5%) 증가한 781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작년 해외 증시가 크게 뛰면서 순금융자산의 증감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이병창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B/S팀장은 “금융자산과 부채가 모두 늘었으나 자산 증가율이 부채 증가율보다 더 높았다”면서 “지분증권, 투자펀드, 현금 및 예금이 모두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을 비롯한 비금융자산은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작년말 기준 1경902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 비해 증감액이 약 500조원 가량 더 늘어난 1778조1000억원(10.3%) 증가한 것이다. 비금융자산 중 건설자산 등의 생산자산은 829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5조8000억원(10.8%) 증가했고, 토지자산 등을 포함한 비생산자산은 1경733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2조3000억원(10.0%) 증가했다.

경제주체들의 자산 비중 집중도는 부동산을 비롯한 토지자산에 대한 집중도는 더 커졌다. 내집 마련 ‘막차’를 타야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른 탓이다.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이 전체 국민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4%에 달했다. 토지 가격이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GDP 대비 토지자산의 배율도 5.2배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3년 연속 경신했다. 현재의 명목 GDP 수준으로 토지자산 성장 규모를 따라 잡으려면 5년이 넘게 걸린단 뜻이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계)의 순자산 증가 흐름이 가장 두드러졌다. 순자산 증감액 기준 가계는 1132조9000억원(10.8%) 늘어난 1경1591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체의 58.5%를 차지했다. 가계 순자산 증감률은 2019년까지(6.8%)까지 한자릿수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작년까지 2년 연속 두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계의 자산 중 토지자산의 비중 확대도 이어졌다. 가계부문의 순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주택이 52.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어 주택 이외 부동산 22.7%, 현금 및 예금 18.5% 순이었다.

가계의 순자산은 벌어들이는 소득이나 유용할 수 있는 자금 대비 증가폭이 2020년에 비해 더 커졌다. 지난해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 대비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과 부동산자산 배율은 각각 10배, 7.6배로 역대 최대치를 2년 연속 경신했다. 가계가 벌어들이는 소득을 각각 10년, 7년 동안 모두 모아야지만 축적할 수 있는 자산의 규모로 빚을 내 투자한 뒤 차익을 남겼거나, 자산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계 순자산을 추계가구 수로 나눈 가구당 순자산도 증가했다. 작년 가구당 순자산 규모는 5억4476만원으로 2020년(5억451만원)대비 8.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병창 팀장은 “건설, 토지, 순금융자산을 중심으로 국부 증가세가 나타났고. 그 중에서도 가게의 순자산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