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유일 고려 도성서 '강화중성' 문지 발견됐다

by김은비 기자
2020.11.04 11:33:08

몽골 침략에 대항해 강화에 건립
장식기와 및 지붕 부재 유물도 출토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남한 지역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려 시대 도성유적인 인천 강화군 강화중성에서 문지(문이 있던 자리)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강화중성은 고려 시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수도를 강화로 천도한 이후 건립한 3개의 성곽(내성-중성-외성) 중 하나다. ‘고려사’ 등 문헌기록에는 1250년(고려 고종 37년)에 축조됐고 둘레가 2960칸이며, 17개의 크고 작은 성문이 있었다고 전한다.

강화중성은 수도 강화를 ‘⊂’ 형태로 둘러싼 토성(土城)으로, 현재 확인된 길이는 총 11.39㎞이다. 강도시기(몽골침략에 맞서 강화도로 천도한 1232~1270년)에 축조된 성곽 중 당시의 모습을 가장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 유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는 강화중성의 서성벽 구간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지역은 남산(해발 223m) 정상부에서 서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지점으로, 강화도성 서쪽에서 능선을 따라 도성의 중심부인 현 강화읍 관청리 일대로 진입할 수 있는 교통로에 해당한다.



강화중성의 문지는 너비 4.4m, 길이 5.3m다. 내측에는 성문이, 외측에는 보도시설이 설치됐다. 성문은 긴사각형(장방형)의 기단 위에 초석을 놓고, 4개의 기둥을 세워 시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문 외곽에는 넓적하고 편평한 돌을 경사지게 깔아 보도를 조성했다. 문지 주변에서는 용두(용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용마루나 내림마루 끝에 설치하는 장식기와)를 비롯한 장식기와와 평기와, 장식철물, 철못 등 문과 지붕 부재로 추정되는 유물도 다량 출토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성벽의 축조방법도 새롭게 확인했다. 그간 강화중성은 판축(판으로 틀을 만들어 그 안에 흙이나 모래 등을 넣어 단단하게 다져 흙을 쌓아 올리는 기법)해 쌓은 토루(흙으로 쌓아 올린 성벽)를 중심으로 안과 밖에 흙을 덧대어 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조사구역의 성벽은 판축 토루만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벽은 석축기단을 쌓고 나무기둥을 세운 다음, 판재를 결구하여 틀을 만들고 성질이 다른 흙을 여러 겹 다져 쌓아 너비 4.1~4.4m, 높이 2.5m 내외로 완성했다.

이번에 조사된 강화중성 발굴조사 성과는 4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에서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강화중성 문지 근경(사진=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