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거듭하는 유통 M&A.. 누가 승자될까

by박수익 기자
2012.07.03 17:04:02

원점으로 돌아선 하이마트. 롯데 `재협상` 관심
불똥튀긴 웅진코웨이.. MBK 공세시 경쟁 치열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하이마트(071840) 매각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시장은 롯데를 주목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인수 포기로 본입찰까지 완주했던 롯데쇼핑(023530), 칼라일을 비롯해 다른 후보들에게 다시 한번 협상테이블에 앉을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재협상 1순위는 단연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0일 본입찰에서 주당 7만 원대 후반의 가격을 제시했지만, 추가 협상에서 매각 측의 가격 조정에 응하지 않으면서 MBK파트너스에 우선협상권을 내줬다.

하이마트 딜 주변에서도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하면 가전양판점 뿐만 아니라 기존 슈퍼와의 결합, 해외 진출 등 시너지가 크다는 점에서 재협상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하이마트 본입찰 직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대형 인수합병(M&A)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인수가격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배팅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급락한 하이마트 주가와 부진한 실적도 변수다. 본입찰 당시 6만14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급락, 한때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가 5만원선을 겨우 회복한 상황이다. 현 시가를 기준으로 롯데의 본입찰 제안가격은 60% 가까운 프리미엄을 붙여준 것이다. ‘비싼 값을 주고는 사지 않는다’는 롯데의 M&A 방정식에 비춰봐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대다. 롯데 측은 “아직 하이마트 매각 측으로부터 재협상 참여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이마트 매각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5.2%(1540만주)에 달하는 매각지분은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 필요 이상의 지분이다. 따라서 매각지분을 줄여서 인수 단가를 낮추면, 추가적인 매수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한 여파는 웅진코웨이(021240) 매각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M&A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그동안 하이마트보다 웅진코웨이 인수에 주력해왔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때문에 하이마트를 포기하고 웅진코웨이를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마감한 웅진코웨이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 롯데쇼핑, GS리테일(007070), 중국계 콩카그룹 등이 참여했다.

웅진코웨이 매각 측은 본입찰 참여자들이 제시한 1차 가격을 기준으로 추가 협상(프로그레시브딜)을 진행해 인수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는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 하이마트 인수전에서도 본입찰에서는 롯데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했지만, 이후 추가 협상에서 인수가격을 끌어올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다.

결국 MBK파트너스가 재차 공세적인 가격조정에 나설 경우, 다른 후보들도 더욱 치열한 경쟁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