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국헌 기자
2010.03.22 21:30:11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전직 대우 임원들이 개최한 대우그룹 창립기념식에서, "청년실업 해소에 노력하자"며 노년에 사회에 봉사할 뜻을 내비쳤다.
김 전 회장은 22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립 43주년 및 대우인회 정기총회에서 "내가 오늘 한 가지 제안을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이도 먹었고 이젠 사회에 봉사해야 할 때"라며 "7년 후 대우그룹 창립 50주년이 되는데, 그 때 세계경영연구회가 사회에 얼마나 봉사를 많이 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인회는 대우그룹 임원 출신들이 모여 만든 친목단체로, 작년 창립총회에서 세계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대우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세계경영연구회`를 발족했다
김 전 회장은 특히 청년 실업 문제에 연구회가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전 회장은 "청년 실업자가 굉장히 많은데, 정부가 앞으로 모두 구제하기 힘들다"며 "세계경영연구회가 앞으로 할 일은 돈을 투자하는 것(사업)이 아니라 대우정신을 이어가고 청년실업 문제에 일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전 회장과 함께 일했던 대우그룹 관계자들은 김 전 회장의 재기나 명예회복 가능성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 모습이었다.
구체적인 사업 재기나 명예회복보다는 김 전 회장이 노년에 그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영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수준이란 시각이다.
대우맨들이 모여 작년부터 세계경영연구회 활동을 하는 것도 대우그룹을 재건한다기 보다 대우그룹이 남긴 자산을 국가가 활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자는 점에서 그와 같은 선상에 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장병주 전 ㈜대우 사장은 "대우그룹의 공과 를 밝히고 지금은 국가자산이 된 `대우` 브랜드로 국가에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전 회장은 상당히 건강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작년 기념식에선 만찬에만 참석했지만 올해는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켰고, 만찬 중에 대우맨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한 대우그룹 출신은 "회장님이 전보다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다"며 "그동안 베트남 하노이 사택에서 요양하셨다"고 전했다.
대우인회는 이날 기념식에서 대우그룹의 43년 역사를 워크아웃 전후를 기준으로, 이전 33년의 발자취와 이후 10년을 나눠 되새겨 보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경훈 대우인회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대우인회·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원들과 젊은 회원들이 함께 해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며 "(워크아웃 전) 과거 33년간 대우 시절을 되돌아볼 기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