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도 토해내라"..금호 구조조정 `한파`

by좌동욱 기자
2009.12.30 16:47:04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불만족
금호측 오너 사재출연 "기대할 게 없어"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주력계열사인 금호산업(002990)과 금호타이어(073240)가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작업)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일부 금호 채권단은 대한통운(000120)을 비롯한 주력 계열사 매각 뿐만 아니라 자체 경영정상화를 추진키로 한 그룹 지주회사 금호석유화학 경영권까지 내놓으라고 금호를 압박하고 있어 앞으로 워크아웃이 추진되는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30일 금호그룹과 금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발표한 자구책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기고,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사모펀드에 매각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금호그룹 주력계열사 6곳중 3곳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셈이다.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011780)화학과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자체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 정도 수준의 구조조정은 불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금호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 경영권도 내놓던지 아니면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손실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보유 자산과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현재 추진 중인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 약 1조원의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채권단은 추산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미 팔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팔았고 남은 것은 대한통운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대한통운 지분(23.95%)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한통운과 대우건설을 같이 파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 지분은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3.95%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금호그룹측에는 대한통운 지분 23.95%만 남게 돼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차라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까지 함께 매각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내는 것이 낫다는 논리다.     

대한통운까지 매각되면 금호그룹은 매출 26조원의 재계 8위 재벌그룹에서 주력 계열사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항공 등 2개만 남는 중견 그룹 수준으로 전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