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용석 기자
2015.05.06 14:23:16
창원지법 통영지원 송승용 부장판사 내부망에 글 올려
"판사들 의견 물어야 민주적 정당성 확보할 수 있을 것"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회가 박상옥(59·사법연수원11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처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직 부장판사가 “판사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자”는 주장을 펴 관심을 끌고 있다.
송승용(41·사법연수원29기)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부장판사는 6일 오전 법원 내부게시판에 “법원행정처가 주도해 전국법원 판사들에게 법관 임명에 관한 동의 의견을 묻는 설문을 진행하기를 긴급 제안한다”고 썼다.
송 부장판사는 “대법관의 임명에 관해 판사들의 의견을 직접 묻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내부 소통을 강화하는 길”이라며 “임명동의안 처리를 앞둔 국회에도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문조사는 오는 11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인 오후 5시까지 실시하고 결과는 12일 오후 6시 이전에 발표되기를 제안했다.
그는 “설문 시행 후 박 후보자의 임명이 적절하거나 혹은 적절치 않더라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취지의 의견이 우세하다면 국회 동의절차에 앞서 판사들의 여론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라며 “반대의 경우라면 박 후보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부장판사는 박 후보자에 대해 “사법연수원에서 박 후보자를 교수로 모시고 검찰실무, 수사절차론”에 대해 배웠다고 개인적인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제자된 입장에서 은사인 박 후보자가 본인의 거취를 스스로 명예롭게 결정해 검사로서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송 부장판사는 제39회 사법시험(1997년)에 합격했으며 이후 울산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을 거쳐 현재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박 후보자를 추천했을 때도 내부통신망에 “법원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며 비판글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