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4253억원 비트코인 사기..3000명 피해
by김태현 기자
2015.02.09 12:34:17
비트코인 거래소 마이코인 서비스 중단
비트코인 사건사고 어제 오늘 일 아니야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홍콩에서 대규모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기가 발생했다. 총 피해 규모는 30억홍콩달러(약 4253억원)이며 약 3000여명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입법회 렁이우충(梁耀忠) 의원은 8일 비트코인 거래 웹사이트 ‘마이코인’(Mycoin)이 무단으로 서비스를 중단해 30억홍콩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인출할 수 없게 됐다는 민원을 접수했다고 홍콩 일간지 빈과일보가 보도했다.
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이코인 관계자와 연락이 끊겼다”면서 “피해자들은 오는 11일 경찰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 정보기술(IT) 수사당국은 사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다.
마이코인 웹사이트는 현재도 접속은 되지만 인출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본사 건물은 “1월3일 개장을 위해 잠시 휴업합니다”라는 종이 한장만 붙어있고 입구도 합판으로 막혀있었다고 빈과일보 등 홍콩 현지 언론은 전했다.
피해자들은 마이코인이 한달 전부터 이상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마이코인은 지난달 웹사이트를 통해 “새 비트코인 구매를 제외한 자유 매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인출을 제한한 것이나 다름없다.
렁 의원은 “마이코인은 세관 당국으로부터 금전 서비스 경영자 면허도 취득하지 않았다. 사기나 다단계 혐의까지 받고 있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홍콩 금융 세관 당국은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를 직접 규제하는 법률이 없는 만큼 투기성 높은 상품에 투자할 때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비트코인 관련 사건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최대 거래소였던 일본 마운트곡스가 파산했고 캐나다 플렉스코인은행은 온라인에 저장한 비트코인 60만달러(약 7억원)를 도난당했다. 지난달 6일에는 슬로베니아 비트코인 거래소도 해킹당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2013년 익명성과 편리성을 이유로 대체 투자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탈세, 돈세탁 등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들어나면서 각국 정부들의 표적이 돼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이틀 만에 30%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