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노컷뉴스 기자
2011.11.28 20:58:33
전·현직 검찰 최고위 인사 등 9명 ‘로비 대상’으로 거론
[노컷뉴스 제공] 미공개 상태였던 ‘이국철 비망록’ 중 ‘검찰편’이 28일 <오마이뉴스> 보도로 공개됐다.
기존 SLS의 구명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검사장급 간부 4명 외에 전·현직 최고위 간부를 포함해 모두 9명이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검찰 대상 구명로비는 ‘창원지검 특수부 수사’, ‘부당한 검찰수사와 그룹 해체의 진실을 밝혀 달라는 진정’ 등 두 단계에서 진행됐다.
창원지검 수사와 관련한 SLS의 검사장급 로비 대상으로는 이미 이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2억 원을 건넸다”며 4명을 지목한 바 있다. 청와대의 J씨, 법무부의 L씨와 J씨, 유명 로펌에 몸담고 있는 C씨 등이다.
여기에 SLS의 두 번째 구명 로비 단계에서 5명의 검찰 간부가 새로 추가됐다. 전직 및 현직 검찰 최고위층 인사 2명과 대검찰청에 재직 중인 J씨, 영남지역에 근무 중인 L씨 등 검사장 2명이다. 나머지 1명은 이 회장 본인조차 그게 누군지 기억을 못 하고 있다.
보도 내용만으로는 이들 가운데 현직 검찰 최고위 인사에 대한 금품 전달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 인사는 신재민 전 차관 등에게 “SLS사건을 수사하면 정권이 많이 부담스러워진다”는 등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적혀있다.
다른 인사들에 대한 로비 채널은 이미 ‘정권 실세’의 박모 보좌관에게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 씨(구속)로 적시됐다.
이 회장은 “(창원지검) 수사 중, 수사 후 (당시 검찰 최고위 인사) K씨와 (현재 영남지역 검사장) L씨 등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해서 5억 원을 문 씨에게 주었다”고 적었다. 특히 이 회장은 K씨를 고급 레스토랑에서 두 번이나 만났다고 주장했다.
“2010년 11월, 문 씨가 (현재 대검에 있는) J씨에게 전달한다며 박 보좌관이 움직일 자금과 함께 1억원을 요구해서 금호역 앞 H마트 앞에서 1억 원을 전달했다”, “2011년 8월께 문 씨가 큰 누님집으로 와서 검찰 고위층(이 회장이 기억하지 못하는 인사)에게 인사해야 한다며 9만 불을 가지고 갔다. 돈을 잘 받았다고 연락해 왔다” 등의 기록도 등장했다.
이 회장은 또 비망록에서 고가 명품시계 4개를 이들에게 보낼 목적으로 문 씨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1,000만 원대 오메가 시계는 영남지역의 L씨, 수백만 원대 까르띠에 시계는 대검의 J씨와 박 보좌관, 프랑크 뮐러 시계는 문 씨가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번 비망록은 오는 29일 MBC PD수첩에도 방영된다. PD수첩은 ‘정권 실세에 60억 원 제공’ 의혹과 관련한 이 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구속 전인 지난 14일 PD수첩 인터뷰에서 “보통 2억 원씩, 3억 원씩, 2주일에 한 번씩 계속 줬다. 주로 현금이었는데 수표도 줬다. 내가 직접 전달하기도 하고, 우리 가족들이 여행용 가방에다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이 회장의 주장 가운데 상품권이나 사업가 김모 씨에 대한 수표 등 일부는 거짓으로 드러난 상태”라며 “내용 자체가 ‘그렇게 들었다’는 것이어서 신빙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