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소득공제 축소..세제개편안 윤곽

by김기성 기자
2009.08.14 19:17:31

화두는 `서민`..중산·서민층 세금감면 연장·확대
고소득층 과세 강화..소득공제 축소·稅파라치 도입

[이데일리 김기성기자]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근로소득공제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는 등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이 줄어든다.

반면 서민과 저소득 근로자, 농어민 등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 혜택이 확대된다. 월세소득공제 등 저소득층에 대한 직접지원은 물론 올해로 끝나는 세금감면중 서민·중산층과 관련된 분야는 내년으로 연장된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의 내년도 세제개편안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향으로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부자 정부`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방향이 담겨있다.   

정부는 오는 2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서민·중산층을 위한 세제지원대책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25일에는 기업 및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강화와 세수확보 등을 내용으로 한 나머지 세제개편안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근로소득 공제 상한선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근로소득중 연간 4500만원 초과부분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5%를 공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상한선을 둬 고소득층의 소득공제 혜택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서민·중산층 지원으로 부족해진 세수를 메우기 위해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과세 투명화가 이뤄진다.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가 고객에게 영수증을 발급하도록 강제하기로 했다. 이를 어기면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만큼 과태료를 매길 방침이다. 또 현금 영수증을 주지 않는 의사나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를 신고하면 신고포상금을 주는 `세(稅) 파라치 제도`도 도입된다.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 비용과 보약 구매에 대한 의료비 소득공제가 올해를 끝으로 없어지며 3주택 이상 보유자의 3억원 이상 전세보증금에 대한 임대소득세가 신설된다. 상속세와 증여세 인하도 유보된다.



대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거둬들인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임시투자세액공제가 올해 폐지되고 연구개발(R&D) 등 기능별 목적별로 새로 개편된다.

또 공모펀드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가 올해로 끝나며 해외펀드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 조항도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소득층이 주로 집을 마련하는 월세에 대해 월세비용의 40%(연간 최대 300만원 한도)가 소득공제될 전망이다. 대상은 저소득층과 전용명적 85 평방미터 이하 국민주택규모로 한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퇴직자 소득공제 혜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개인연금 퇴직연금을 합해 300만원인 퇴직연금 소득공제 한도액을 늘려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로 종료되는 조세특례법상 세액공제 및 감면제도중 서민·중산층 및 중소기업과 관련된 제도는 대부분 연장될 전망이다.

정규직 근로자 전환에 따른 세액공제도 연장되고,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신축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감면 특례, 근로자의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과세특례도 연장되거나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의 자산증대 수단인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대한 비과세와 장기주식형저축에 대한 소득공제도 내년까지 연장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근로자복지 증진을 위한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퇴직소득에 대한 세액공제 특례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중소기업 투자세액공제와 농어업용 기자재 부가세 영세율은 내년에도 유지되며, 농어민을 위해 수산물을 취급하는 영어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에 대한 법인세 면제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