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회장 "음악과 기업경영, 3요소로 통해"
by백종훈 기자
2008.07.22 19:46:58
"오케스트라든 기업이든 조직경영 측면에선 같아"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이팔성 우리금융(053000) 회장(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일과 기업 경영의 공통점을 명쾌하게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 회장()은 22일 오후 연세대 글로벌 경영학석사(MBA) 과정 `마켓 이노베이션` 특강에서 "오케스트라 음악은 직원 격인 뮤지션(연주자)과 고객 격인 청취자, 지휘자의 3요소로 이뤄진다"며 "이는 기업경영의 3요소인 직원과 고객, 주주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경영과 오케스트라 음악은 각각 돈과 음악으로 매개돼 있다"며 "그러나 결국 조직 경영이란 측면에선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시향에 기업경영 기법을 적용해 턴어라운드 시켰던 과정과 노하우를 폭넓게 소개했다.
그는 "서울시향에 온 뒤 관객 또는 청중이란 말을 쓰지 말자고 강조했다"며 "관객이란 말은 1회적이며 정성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객 대신 `고객`이란 호칭을 쓰자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마인드가 바뀌더라"며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더 관계지향적이고 지속적으로 변화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존에 고객 10명중 7명이 무료 티켓을 받았던 관행을 바꿔 10명중 8명이 유료 티켓을 사도록 설득한 점이 주효한 것 같다"며 "고객들을 일일이 설득하며 유료 티켓문화를 정착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실 나는 금융인으로만 38년을 근무해 음악은 잘 모른다"며 "세계적인 지휘자인 정명훈씨를 영입해 `경영`과 `공연`을 분리함으로써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이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이후 2004년 1억4000만원에 불과하던 자체 수입을 2007년 33억원까지 늘릴 수 있었다. 이러한 이 회장의 경영혁신 성과는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재에 케이스스터디(Case Study) 사례로 포함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교향악단을 이끈 경험이 우리금융 경영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우리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지 1개월밖에 안돼 접목은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도 "소니가 하워드 스트링거 CBS 사장을 회장으로 임명하는 등 다른분야간 접목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