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새로운 히틀러"…우크라 SNS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
by김민정 기자
2022.02.25 14:29:03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북부, 남부 등에서 동시다발 공격을 펼치며 전격 침공한날 우크라이나 공식 트위터에 한 컷의 풍자 만화가 올라왔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이것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이 아니라 지금 당신과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에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뺨을 어루만지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직접 올린 이 만평은 히틀러와 푸틴이 많이 닮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푸틴 대통령을 두고 ‘제2 히틀러’가 나왔다는 말도 나온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지난 23일 푸틴의 행보를 두고 “매우 악마”라며 그를 체코슬로바키아 합병을 노리던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모습에 비유했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의 보좌관인 안톤 게라슈첸코도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침략이 시작됐다”며 “방금 수도 키예프와 하르키우, 드니프로 등에서 발생한 포격으로 군 사령부, 비행장, 군용 창고 등이 타격을 받았다. 국경에서는 포격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게라슈첸코는 “오늘부터 세계는 새로운 지정학적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우크라이나와 세계는 지금 새로운 히틀러를 막을 것인가, 아니며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둘 것인가 선택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우리는 우리 땅을 지킨다. 승리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독일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가 체코슬로바키아를 침략할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1938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4개국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를 독일에 넘기는 대신 다른 체코슬로바키아 국경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히틀러는 이를 무시하고 이듬해 체코를 병합하고 폴란드를 침공해 2차대전을 일으켰다.
| 지하철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사진=트위터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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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번 군사작전의 목표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신나치 성향 인사들을 몰아내는 ‘탈나치화’(Denazification)라고 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24일 새벽 5시50분께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승인한다는 긴급 연설을 하며 “이번 목표는 지난 8년간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롱과 대량학살 피해를 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돈바스 지역 주민 보호하고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센터의 도브 자크하임 선임 고문은 WP에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학대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히틀러가 주장한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 (사진=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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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11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는 푸틴 대통령, 그리고 러시아의 완전한 승리로 귀결될 공산이 커졌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기갑부대가 수도 키예프의 30km까지 육박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푸틴 대통령을 돌려세울 카드가 마땅치 않은 모습이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중심의 서방 진영은 우크라이나에 전투 병력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들여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러시아의 주요 은행을 제재하는 등 포괄적인 금융·기업제재와 반도체 등 수출통제 방안만 공개했다.
이 때문에 세계 군사력 22위인 우크라이나는 2위 러시아를 사실상 혼자서 맞서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개전 둘째 날인 25일 화상연설에서 “우리는 홀로 남겨져 나라를 지키고 있다. 누가 우리와 함께 러시아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는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