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硏 "내년 하반기 도쿄올림픽 전후 남북관계 개선 전망"
by하지나 기자
2019.12.26 12:49:48
'2020 국제정세전망' 발간
"北 레드라인 넘지 않을 것…북미 교착에 韓 중재자 역할 부각"
"中 압박 관리 강해질 것…현안별 韓 명확한 입장 정리 필요"
"한일 과거사 현실적 타협…지소미아·수출규제는 암묵적 해결"
|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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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내년 하반기 도쿄 올림픽을 전후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6일 발간한 ‘2020 국제정세전망’에서 “북한의 입장에서도 2020년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의 마지막 해로서 경제 분야의 성과가 필요한 시점인데다, 도쿄 올림픽을 전후로 ‘올림픽 휴전’ 가능성도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상숙 연구교수는 “2020년 상반기에는 한국 총선이 예정돼 있다”며 “북한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기념 등의 행사가 이어지며 전반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이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중국·러시아 관계가 긴밀하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중국·러시아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접어들면서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내년 상반기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등 최근 한중간의 관계 개선 분위기가 북한의 도발 억제 및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가 치열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압박적 관리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김한권 교수는 “중국은 일본과 북한에 대해서는 우호적 관리, 한국에는 압박적 관리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은 사드와 지소미아 사태를 보면서 한국이 마지막 순간에 미국 편을 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중관계는 내년에도 현재와 같은 협력 관계가 필요한 만큼 중국은 관계 개선 조치를 당근으로 주되 이익이 충돌할 경우 강하게 한국의 입장을 요구하며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한국은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우회하거나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하지만 경쟁 구도가 심화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더 큰 압박과 국익 손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안별로 한국의 국익과 보편적 가치를 고려해 분명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양현 교수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 “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의 입장 차는 남아 있고, 원칙론 측면에서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실적인 타협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기 전 양국이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지소미아와 수출 규제 문제 역시 암묵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양희 연구부장은 “일본은 한국이 일본 제품·여행 불매운동에 더해 소재·부품·장비 산업 국산화 등으로 맞대응하는 ‘한일 경제 탈동조화’의 계기를 자초해 예상치 못한 자국의 피해가 확산됐다”면서 “경제 문제 만큼은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도 피해를 봤기 때문에 그것을 무기로 휘두르는 것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