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혜연 기자
2011.01.06 15:48:03
저축은행株는`환호`하는데 은행株 `울상`
증권가 한목소리 "단기적 악재에 불과..조정시 매수"
[이데일리 신혜연 기자] 금융지주회사들이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6일 관련주들이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저축은행주들은 금융지주회사와의 인수합병(M&A)으로 회생 가능성이 제기되며 환호했다. 반면 저축은행 인수로 부실 부담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은행주들은 울상을 지었다.
이날 한국저축은행(025610), 제일저축은행(024100), 서울저축은행(016560), 솔로몬저축은행(007800), 진흥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주들은 개장과 동시에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반면 가장 먼저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우리금융(053000)은 3% 가까이 빠졌다.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신한지주(055550), KB금융(105560) 등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이든 아니든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이상 은행들의 저축은행 인수는 기정된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 구체화된 것은 없기 때문에 은행들의 펀더멘털에 미칠 영향을 따지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조정시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배정현 SK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어느 규모로, 어떠한 방법으로 인수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무조건 은행에 손실이 따른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조정이 얼마나 진행될 것이냐는 것은 인수조건에 달려있는 만큼 당장 펀더멘털이 훼손될 요인은 아니다"라며 "다만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한 저축은행주에 대해 "회생 가능성이 돋보이긴 하지만 인수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
구체적인 인수 계획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저축은행 인수를 중장기적 리스크로 인식하지 않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설령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한다 하더라도 자산규모로 따진다면 결코 리스크로 인식될 만큼 부담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들의 자산 규모는 300조원에 이른다"며 "대부분의 저축은행 자산규모가 1~2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인수시에 무조건 저축은행의 부실을 그대로 떠안고 가는 것은 아닐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가격을 책정하는 단계에서 어떻게는 부실채권에 대한 처리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며 "가격을 할인하든 정부가 일부 부담을 떠안든 적정한 가격에서 인수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저축은행 인수로 은행이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고리대금업이라는 명분상 이유로 저축은행 진출을 안했던 금융지주사들이 이번 기회에 명분상 이유를 털어버리고, 고마진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사업 다각화의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