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이용섭 건교장관의 겉치레 홍보

by윤진섭 기자
2007.02.15 17:27:17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지난 12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 대강당에서는 다소 생뚱맞은 행사가 열렸다. 건교부 직원들이 모두 모여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가진 것이다. 행사 1시간30분 동안 건교부 직원들은 청렴결의서를 낭독하고 청렴나무에 이름표도 달았다.

느닷없는 행사 배경으로 국가청렴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청렴도 측정'에서 건교부가 2005년 33개 기관 중 30위, 지난해엔 34개 기관 중 30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청렴실천 결의 대회 3일 전 건교부 내 감사팀장을 맡고 있는 H팀장이 외부인사와 식사를 한 뒤 50만원을 받았다가 과천청사 정문에서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에 적발됐다.

보고를 받은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청렴대회 개최를 지시했고, 건교부 감사관실은 지난 12일 부랴부랴 청렴 결의대회와 청렴나무에 이름 달기 등의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이용섭 장관의 취임 후 행적은 보여주기식 홍보에 치운친 감이 없지 않다. 이 장관은 취임 초 분당급 신도시를 적극 홍보해 ‘과잉 홍보 후유증’이란 지적을 받았다. 이 장관은 분당급 신도시 입지와 관련, 지난 1월 12일에는 "버블세븐 지역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이라고 언급했으나 1월 21일에는 "강남권을 대체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고 후보지역을 좁혔다.

이렇게 되자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오포-용인모현, 과천-안양, 하남 일대는 부동산 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 장관의 보여주기식 홍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별도 인력을 둬 자신의 블로그를 관리하고 있으며 하루 걸러 한 번꼴로 장관 동정을 내보내고 있다. 건교부 홈페이지 내 포토 뉴스는 장관 행사 관련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했다.

정책을 내놨으면 알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나친 홍보는 부작용을 부른다. 건교부에 일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고 장관만 보인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