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장은 이젠 '아세안'…"조속한 FTA 발효해야"
by김상윤 기자
2021.08.17 11:00:03
전경련, '글로벌 공급망의 아세안 시프트' 보고서
2017년부터 아세안 FDI 투자비중 中 웃돌아
"CEPA, 한-캄보디아 FTA 조속한 비준·발효해야"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중 갈등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아세안 쪽으로 구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세안 시장이 우리 기업의 주요 전초기지가 된 만큼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조속한 비준 등 국회와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의 아세안 시프트(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중 무역전쟁에 따라 중국 내 외국인 투자의 이탈,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중국내 생산기지 셧다운 영향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아세안 시프트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2020년 전 세계 아세안 직접투자(FDI)는 2011~2015년 대비 30.4% 증가한 7310억달러(약 859조 8753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늘어난 중국 직접투자(6989억달러)보다 웃도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직접투자에서 아세안 1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1.8%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2018년 9.4%, 2018년 10.2% 등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8.3%, 9.6%, 9.2%이다.
다만 2020년의 경우 대 중국 직접투자 비중은 15.0%로 아세안 투자비중 13.6%를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라 아세안 신규 투자 프로젝트가 지연됐던 탓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아세안 직접투자 증가율은 가장 가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2020년 아세안 직접투자 증가율은 2011~2015년 대비 한국이 7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국(65.4%), 대만(40.6%), 일본(21.8%) 순이었다.
순투자 기준으로 2016~2020년 한국의 대 아세안 직접투자는 2011~2015년 대비 66.3% 증가한 316억달러(약 37조 171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 중국 직접투자는 11.0% 늘어난 181억달러였다.
전경련은 “2016년 이후 아세안 직접투자가 대폭 늘면서 아세안의 중간재 교역 위상은 중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세안이 우리 기업의 주요 진출지역으로 부상한 만큼 정부와 국회가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게 전경련의 제언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4월 국회에 제출한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2월 협상 타결한 한-캄보디아 자유 무역 협정(FTA)에 대한 조속한 비준과 발효가 필요하다”면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주요 투자국에 대한 상업용 항공편 재개 등 한국기업의 아세안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신행정수도 건설사업, 태국 동부경제회랑 인프라 개발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