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1.08.11 16:15:15
한은, 2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세계각국 금리인상 멈추고 관망
[이데일리 권소현 민재용 기자] 유럽과 미국 재정우려로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세계 출구전략도 올스톱되는 분위기다. 아직 긴축에 나서지도 못한 선진국은 탈출구에서 더 멀어졌고 신흥국들도 일단 금리인상을 멈추고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25%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이후 두달째 동결을 이어간 것이다.
한은은 작년 7월 금리인상을 시작, 올해 6월까지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르 총 1.25%포인트 높였다. 당초 이달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7개월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범위를 벗어난데다 지난달 한달 쉰 만큼 `징검다리 인상` 기조상 이달 인상할 명분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동결을 택했다. 한은은 "앞으로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 경기의 둔화 지속 가능성, 유럽지역의 국가채무문제 확산,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이 하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선진국, 신흥국 할 것 없이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은 0~0.25%인 현재의 정책금리를 적어도 2013년 중반까지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2년간은 금리를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스위스프랑화의 가치를 내리기 위해 기준금리인 3개월물 라이보(Libor) 목표치를 0~0.75%에서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0~0.25%로 낮췄다.
프랑스와 함께 다음 등급 강등 대상국으로 지목되는 영국도 10일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 위기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관측이다.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려왔던 중국도 쉽게 긴축 조치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이 10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중 8명이 올해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앞서 미 신용등급 강등이 결정된 후 "미국과 관련이 깊은 국가들이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한 재정·통화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