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생수통과 어망으로 만든 갤S23

by정다슬 기자
2023.02.13 13:00:00

재활용품 사용비율 확대에 따라 원가 상승되나
소비자에게는 부담 전가하지 않을 것
2050년까지 전체 스마트폰에 폐플라스틱 사용

갤럭시 S23 울트라에 적용된 재활용 소재 부품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신제품 ‘갤럭시 S23’ 시리즈에 재활용 소재 적용을 확대했다. 폐생수통·폐어망 등을 재활용해 제품에 적용하면서 품질은 유지하되 환경 영향은 최소화하겠다는 목적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갤럭시 S23 울트라 모델’에는 총 12개의 재활용 소재 적용 부품이 사용됐다. 갤럭시 S23 플러스와 갤럭시 S23에도 11개가 적용됐다. 전작의 경우 총 6개의 내장 부품에 재활용 소재 제품이 적용됐었는데, 한 해 만에 두 배가량 확대한 것이다.

갤럭시 S23 울트라는 전작에서 사용했던 폐어망·폐생수통의 재활용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폐페트(PET)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알루미늄 △공정 중 발생하는 파유리를 재활용한 글라스를 새롭게 개발해 추가 적용했다.

특히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최초로 외장재에 재활용 소재가 사용됐다. 재활용 소재를 외부 부품에 사용하는 것은, ‘외부 손상으로 부터의 보호’, ‘컬러 구현’ 등 내구성과 미학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폐생수통 재활용 소재를 20% 사용해 만든 플라스틱을 상·하단 스피커, 사이드키, 볼륨키 등에 사용했다.

폐어망 재활용 소재를 20% 사용해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은 내부 S펜 커버, 하단 스피커 모듈 등에 적용됐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2023년 한 해 동안 약 15톤(t) 이상의 폐어망을 수거해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정 중 발생하는 알루미늄 부산물을 28% 사용해 만든 재활용 알루미늄은 제품 측면의 사이드키, 볼륨키, SIM 카드 트레이에 적용됐고, 유리 부산물 재활용 글라스는 제품 전·후면 외장 글라스에 사용됐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패키지 박스에 사용되는 종이는 100% 재활용 종이가 활용됐다. 여기에 기존까지는 비닐 소재를 사용했던 봉인라벨을 종이로 대체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 박성선 부사장은 “재활용·재사용을 위한 특수 소재를 개발하는 경우, 우리 팀에만 관여하는 인물이 100여 명이나 된다”면서 “각각의 재활용 소재들의 특성이 다른데 이를 어떻게 스마트폰이라는 환경적 변화를 이겨내며 엄격한 품질 규격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폐어망의 주소재의 나일론의 습기에 약해 스마트폰과 같은 고정밀 상품에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폐페트병은 화학적 처리를 통한 재활용 방식을 택했다. 다만, 기계적 재활용과 달리 화학적 재활용 방식은 처리 과정에서 추가적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득실을 따져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플래그십 스마트폰 패키지 내 일회성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2030년까지 전 스마트폰 플라스틱 부품의 재활용 플라스틱 부품 사용 비중을 50%으로 올리고, 2050년에는 모든 스마트폰으로 확대한다.

소비자가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사용주기를 늘리는 노력도 지속한다. 방수·방진 기능을 강화하고 갤럭시 S23 출시 후 총 4번의 OS 업그레이드와 5년간의 보안 업데이트도 진행하기로 했다. 미국·프랑스 등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국가에 맞춰 소비자들이 스스로 휴대폰을 분해·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한다.

재활용·재사용 과정에는 비용이 발생하며 원가 역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 부사장은 “이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정 최적화·설계 최적화를 통해 원가 부담을 줄이는 노력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