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카뱅 低금리 대출혜택 고신용자에 집중됐다
by김정현 기자
2017.09.21 11:00:00
[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중·저신용자 혜택'' 인터넷銀 취지 무색해져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저금리 대출 대부분이 고신용자(1~3등급)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검토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보면, 각각 지난 4월3일과 7월27일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이 고신용자에 크게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만큼 금리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점포 운영비, 인건비 등에서 아낀 비용을 낮은 금리를 운영하는 데 쓸 수 있어서다. 이에 더해 출범 초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은행에 비해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3.6~5.59%로 국내 시중은행(3.74~6.41%)보다 낮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는 3.25~5.50%를 기록해 시중은행(3.53~5.76%)보다 역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이같은 저금리 대출 혜택의 대부분은 고신용자에 돌아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87.5%에 달해 시중은행의 78.2%를 상회했다. 이는 영업 초기 중신용자(4~6등급)에 대한 신용정보 축적이 부족한 만큼 신용평가 모델 구축도 미흡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애초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신용대출시장 활성화’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신용자 및 저신용자(7~10등급)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이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금리는 국내 시중은행보다 오히려 높았다. 3~4등급, 5~6등급을 대상으로 한 대출금리는 각각 4.79%, 6.19%였다.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각각 4.51%, 6.14%였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이후 영업규모가 꾸준히 확대됐으며 지난 8월 말 기준 여신 및 수신 규모는 각각 2조2530억원(월평균 82.6% 증가), 2조9770억원(월평균 81.5% 증가에 달했다.
특히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여수신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