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고객을 잡아라'..車업계, 만화 캐릭터 마케팅 활발

by김자영 기자
2013.08.26 16:01:15

기아차, 애니메이션 '또봇' 아이들에게 인기
현대차 '로보카 폴리'·한국GM '뽀로로' 브랜드 광고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아빠 저기 또봇 Z랑 W 지나가요. 사주세요~”

기아자동차(000270)의 스포티지와 레이가 지나가자 다섯살배기 아들이 아빠에게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모습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애니메이션 마케팅이 활발하다. 직접 자동차를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가 하면 자동차 캐릭터와 연계한 교통 교육, 캐릭터 차량 전시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당장은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없지만 아이들이 장차 10년, 20년 뒤 고객이 되는 만큼 긍정적인 브랜드 인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1~2년새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자동차는 ‘또봇’에 나오는 기아차의 소형차 모델들이다.

또봇은 신생 애니메이션 회사인 레트로봇과 완구업체인 영실업이 합작해 만든 작품이다. 영화 ‘트랜스포머’처럼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해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때 등장하는 자동차가 기아차의 모델들이다.

애니메이션 ‘또봇’의 한 장면. 기아자동차의 차들이 로봇으로 변신한 모습이다. 기아차 제공
애니메이션 또봇에서 ‘Z’로 출연하는 스포티지R. 기아차 제공
또봇 X, Y가 쏘울과 포르테쿱, Z와 W가 스포티지와 레이를 본 따 만들었다. 최근에는 K3가 경찰차인 C로 등장하며 기아차의 소형차와 준중형차들이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는 영실업의 제안을 받아들여 라이센스 협약을 맺고 애니메이션 제작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 히트하면서 아이들에게 저절로 기아차의 모델들이 각인되자 미소를 짓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또봇으로 엄청난 꼬마팬을 갖게 됐다”면서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릴 때부터 브랜드와 상품에 대해 친밀함을 가질 수 있는 세련된 마케팅 기법”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사회공헌활동인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에서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를 활용하고 있다. ‘폴리와 함께하는 교통안전 이야기’ 등의 영상물을 제작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아이들의 안전교육 집중도를 높이고 현대차라는 브랜드도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경기도 용인 수지지점, 대전 대덕밸리지점에 로보카 폴리 키즈카페를 꾸며 부모와 자녀들이 친근하게 들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대덕밸리 전시장에 꾸며진 ‘로보카폴리 키즈카페’ 앞에서 어린이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한국GM은 작년 5월부터 올 4월까지 잠실 롯데월드내 뽀로로 파크에 뽀로로 캐릭터를 입힌 쉐보레 스파크 차량을 전시하기도 했다. 르노삼성도 2009년부터 백구 강아지 캐릭터인 ‘코코’와 ‘에코액션 요정’ 등을 어린이 자동차교실과 안전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아동용 페달카나 전동카가 어린이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BMW와 벤츠, 아우디의 완구용 차는 고가임에도 판매가 늘고 있다. 벤츠의 SLK 페달카는 59만원, SLR 전동카는 1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지만 한달에 100대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할리데이비슨은 모터사이클에 생소한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젖병이나 스카프 등을 만들어 팔 정도”라며 “상품과 브랜드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SLR230’ 전동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