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2.05.22 18:12:33
서울시, 상담건수 매년 20% 이상 증가
아들 47.8% 가장 많아,정서적-신체폭행도
시가 형사고발,요양시설 사업정지 등 추진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사례1. 김모 할머니는 단순노무 일을 하며 월 30만원 이하의 소득과 경로연금 9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미혼인 40대 아들은 알코올 의존자로 일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는 술을 사기 위해 김 할머니의 통장과 도장을 갈취하고 돈을 주지 않을 경우 폭행하기도 했다. 주변 이웃의 신고로 김 할머니는 일시보호시설로 옮겨졌다.(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학대)
사례2. 슬하에 3남 1녀를 둔 허모 할머니는 오래전 배우자와 사별한 뒤 둘째 아들을 제외한 다른 자녀들과는 연락이 끊어졌다. 치매 질환 및 당뇨, 고혈압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이웃주민들이 허 할머니를 돌보게 되었다. 둘째 아들은 연락을 받고 부양하겠다는 의사만 표현할 뿐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현재 할머니는 노인요양병원에 입원해 보호받고 있다.(방임, 유기)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상담건수가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2009년 669건, 2010년 863건, 2011년 1060건이다. 작년 처음으로 1000건을 넘었다.
유형별로 정서적인 학대와 신체 학대가 각각 35.6%, 33.6%를 차지했다. 정서적 학대는 구타행위는 없지만 욕설 등으로 정신적 상처를 입히는 것을 뜻한다. 밥을 주지 않는 등 부양의무를 하지 않는 ‘방임’은 17.4%, 일을 시키거나 재산을 착취하는 ‘경제적 학대’는 10.2%였다. 그밖에 자기방임, 유기, 성학대도 나타났다.
노인학대 10건 중 9건은 친족에 의해 이뤄졌다. 아들이 47.8%로 가장 많았다. 딸과 배우자의 학대행위도 각각 20.6%, 18.5%로 적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학대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이다. 2011년 보건복지부 전국 통계자료에 따르면 학대를 경험한 노인은 전체노인의 13.8%(76만4000명)에 달하지만 신고사례는 3441건, 0.45%에 불과한 상황이다.
노인학대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가중되는 부양책임 문제와 노인의 경제력 약화, 노인성 질환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