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戰, 쏘나타 vs K5 "승부는 디자인에"

by원정희 기자
2011.04.04 15:32:04

같은 심장에 같은 성능, 연비도 동일 "브랜드와 디자인에 성패"
쏘나타 하이브리드 외관 기존 차와 `차별화`, K5는 `유지`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지난해 월별로 최고 1만대 이상 팔리며 현대자동차(005380)의 간판 중형차인 쏘나타를 제치기도 했던 기아자동차(000270)의 K5. 이번에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맞붙었다.

이번 싸움(?)의 성패는 디자인에서 갈릴 전망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같은 심장(파워트레인)에 같은 성능, 다른 것이라고는 외관 혹은 디자인 정도다. 가격도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결국 디자인에 달린 셈이다.

K5 하이브리드는 기존 가솔린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전면부를 확 바꿔 기존 쏘나타와는 차별화를 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31일부터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동시에 공개됐고, 오는 5월 나란히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이번에 독자개발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순수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새로 개발한 2.0누우 하이브리드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 최고출력 150마력과 최대토크 18.3kg·m의 동력성능도 확보했다. 엔진과 함께 출력을 담당하는 30kW급 전기모터를 달아 205Nm의 토크를 확보했다. 엔진성능으로 환산하면 최대출력 41마력, 최대토크 20.9Kg·m이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합한 출력은 191마력에 이른다.

아울러 270V의 고전압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이는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출력밀도와 에너지밀도가 각각 63%와 13% 높고,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중량은 25% 적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장착함으로써 연비도 21km/ℓ도 같다. 이외에 4.2인치 컬러TFT-LCD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장착한 점이나, 전기차 모드로 주행때 보행자와의 사고위험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엔진소리를 뿜어내는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첨단 기술과 편의사양까지 동일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성능이 같다"며 "결국 소비자의 선택은 디자인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기존 쏘나타의 디자인을 크게 변형시킨 반면, K5 하이브리드는 기존 K5와 디자인상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기아차의 K5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도 녹아 있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K5의 디자인은 레드닷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모두 휩쓸 정도로 인정받았다"며 "이미 안정적으로 정착된 디자인이어서 거의 그대로 (K5 하이브리드에도) 사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옆라인엔 현대차의 패밀리룩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전면의 경우 육각형의 헥사곤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고 그릴의 크기도 기존 가솔린차량보다 훨씬 크게 만들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기존 쏘나타 디자인과 차별화 한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우 기존 차보다 그릴을 크게 해 다소 공격적인 이미지로 차별화시킨 반면, K5하이브리드는 기존 가솔린차의 안정적인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적용했다"며 "결국 브랜드 이미지와 디자인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브리드차량이 가솔린차보다 연비는 좋지만 차값이 비싸다는 점은 소비자를 망설이게 한다.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느냐에 따라 성패의 절반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다만 기손 쏘나타와 K5 가솔린차량의 가격차는 주력트림(2500만~2600만원)의 경우 50만원 안팎이어서 하이브리드 역시 두 차종간에 가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의 LPG를 기반으로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하이브리드가 기존 가솔린차(아반떼 및 포르테)보다 대략 600만원 정도 비싼점을 감안하면 가솔린 하이브리드 역시 그 정도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아직 가격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2900만원 안팎으로 3000만원이 넘지 않아야 고객들이 가격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존 아반떼나 포르테 하이브리드 차량과 마찬가지로 정부보조금으로 약 320만원 정도가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차의 경우 320만원 중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등으로 143만원이 이미 차값에 포함됐고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입단계에서의 취등록세 면제 등으로 180만원 정도 지원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