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미영 기자
2004.09.02 17:11:00
[edaily 양미영기자] 어떤 종목을 사고 파느냐 만큼 언제 사고 파느냐도 중요하다. 실제로 만사가 타이밍에 좌우된다. 최근 증시의 강세 흐름에 대해서도 절묘한 타이밍의 결과로 치부하는 이들이 많다.
어제는 물가 급등에 더해 수출 둔화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이 이를 압도했다. 타이밍에 맞춰 `적시타`가 터졌다.
선물옵션 만기를 앞두고 수급 호조 기대감이 고조돼 왔지만 만기 요인만으로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만기 때마다 매번 기대감이 들끓었지만 촉매가 항상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절정에 달한 정부의 내수 부양 의지가 맞물린 영향이 크다. 반대로 수급이 녹록치 않은데 내수부양에 대한 기대만 높았다면 820선 진입은 여전히 기대난이었을 것이다.
한투증권 신동성 팀장은 "대개 만기가 다가오면 투자주체별로 지수를 일정 밴드내에 맞춰 방향성을 가지고 매매한다"며 "특히 트리플위칭 데이를 앞두고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호재성 재료들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때마침 만기가 다가오면서 참가자들이 방향성을 위로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증권 박문서 애널리스트도 "여전히 이슈는 수급"이라며 "외국인이 뚜렷한 업종을 사고 있지는 않지만 프로그램 매수와 외국인이 적절한 역할 교대를 하며 선순환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내수부양이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부르면서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리는 여전히 긴가민가한데 지수는 성큼 앞서가고 있다. 한쪽에서는 추세전환에 대한 신뢰를 더욱 다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강세가 개별적인 재료에 그치지 않고 절묘한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물옵션 만기일 이후에 대한 전망부터 당장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동성 팀장은 "시장은 큰 흐름을 본다면 추세전환의 징후를 찾아볼 수 없으며 아직은 베어마켓 랠리 이상은 아니다"며 "지수가 오버슈팅 이후 제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활성화 대책이 경기를 강하게 끌어올리기는 힘들며 실제 효과를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소요되야 한다"며 "만기가 예정된 월중반 이후로는 시장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소멸되거나 둔화되고 오히려 악재가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문서 애널리스트도 "내수관련주 가운데 몇몇 종목은 오버슈팅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개별종목으로 봐도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종목들이 계단식으로 오르다 최근들어 5% 이상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중순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시작과 끝을 점칠 수 있는 상황이야말로 최적의 투자 여건이다. 그러나 심리에 따라 시작과 끝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하기 마련이다. 이 역시 타이밍 싸움이다.
박문서 애널리스트는 "트리플위칭데이 전까지는 상승 요인이 있다"며 "만기전까지는 종목별로 접근하는 것은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동성 팀장은 "비중 축소"라는 유비무환 전략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