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美증시 상장 통해 10억원 조달…시기는 올해 말쯤"

by장영은 기자
2023.03.06 12:50:08

기업가치 500억달러 이상 예상…4월 말에 서류 제출
상장 시기는 올해 말 예상…"시장상황 따라 유동적"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세계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올해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10조원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AFP)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ARM이 뉴욕증시 상장으로 80억달러(약 10조4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것이라며, 기업가치는 500억달러(약 64조8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ARM이 다음달 말 IPO 관련 서류를 비공개로 제출하면, 상장은 올해 말쯤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확한 상장 시기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ARM의 최대 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상장 주관사로 골드만삭스, JP모건, 바클레이스,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을 선정했다.

2016년 320억달러(약 41조5000억원)를 들여 ARM을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2020년 ARM을 매각을 추진하다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이후 ARM을 상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ARM은 영국 정부로부터 미국과 영국 증시에 동시 상장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이와 관련 수개월 간 금융감독청(FCA)을 비롯한 영국 정부와 협상해왔다. 현 리시 수낵 총리는 물론 보리스 존슨 전 총리도 재임 기간 ARM에 영국 증시 상장을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미 증시의 투자자 기반이 더 탄탄하고 ARM이 높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영국 정부의 동시 상장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ARM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런던증시에 2차 상장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타전했다.

로이터는 “ARM이 올해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장 변동성 확대와 기술주 대량 매도로 얼어붙은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의 90% 이상이 ARM의 설계도를 사용하며, 삼성전자·애플·퀄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