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들으니 유난히 땡기네"..부침개·막걸리 '불티'
by전재욱 기자
2022.06.28 11:40:11
CU, 막걸리 판매액 20% 넘게 껑충
컬리서는 부침개 인기..고추전, 동태전 수요 증가
KB국민카드 매출보니, 비오면 빈대떡집 문전성시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비도 오는데 전 부쳐서 막걸리 한잔?”. 장마철인 이 맘때면 흔히들 드는 생각이다. 이는 나만의 생각이 아닌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심지어 실천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23일 장마로 먹구름이 낀 부산 하늘.(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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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주(19~25일) 막걸리 카테고리 판매액은 직전주(12~18일)보다 13.4% 증가했다. 이번주(26~27일)도 전주 동기(19~20일)보다 20.1% 늘었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이런 흐름이 감지된다. 새벽 배송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최근 닷새(22~26일) 전통주 판매량을 집계해 직전 닷새와 비교해보니, 막걸리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매실주와 복분자주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증가세였다.
전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했다. 컬리에서 판매한 고추전은 판매량이 두 배 늘었고 꼬지전과 동태전은 1.5배씩 증가했다. 판매량으로 보면 김치전이 가장 많았고 부추전과 녹두전, 육전 등이 뒤를 이었다.
오프라인 식당도 예외는 아니다.
KB국민카드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개년도 서울시 음식업종 매출을 분석한 결과 비가 안 오다가 많이 내린 날(10㎜ 이상)은 빈대떡집 매출이 적게는 34%(2019년)에서 많게는 46%(2020년)까지 증가했다. 이런 날이면 횟집·물횟집은 적게는 17%(2020년 횟집)에서 많게는 30%(2019년 물횟집)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막걸리 성수기는 계절과 날씨로 구분한다. 계절로는 통상 야외활동이 무난한 봄·가을이, 날씨는 비 내리는 날이 각각 꼽힌다. 특히 6~8월은 비 내리는 날이 잦아서 막걸리 성수기로 꼽힌다.
`비 오는 날은 막걸리`라는 공식은 속설에서 기인한다. 전을 부치는 소리가 비 내는 소리와 비슷해서 끌리고, 전과 무난하게 어울리는 막걸리를 자연스럽게 찾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비가 하루 중에 언제까지 내리는지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다.
A막걸리 제조사가 운영하는 외식사업부 매출을 분석해보면 비가 내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비가 그치는 시간이다. 퇴근 이후까지 비가 오면 재미가 덜하지만, 비가 오되 오후에 그치면 매출이 증가하는 게 확연하다는 것이다. 퇴근까지 내리면 집에서 전과 막걸리를 소비하는 성향이 커진 결과로 보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비가 오면 막걸리 매출이 많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장마가 예고된 이번 주부터는 개별 점포에서 막걸리 공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