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관용 기자
2015.02.10 13:36:5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사전적 의미로 이익 집단은 이해 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다. 현대 사회에서 이익집단은 협회라는 형태로 구체화된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한국의 IT서비스 업계를 대변하는 유일한 협회다.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 IT서비스 기업을 포함해 58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집단이다. 회원사의 총 매출액 규모는 2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존재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협회가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못한데다 협회장 공석이 장기화 되고 있어서다.
지난 해 2월 정철길 전 SK C&C(034730) 대표가 협회장 임기 종료로 그만둔 이후 1년 간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상근부회장 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2005년 협회 설립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그동안 SK C&C는 협회 출범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내리 9년 동안 협회장사를 맡아왔던게 사실이다.
지난 해 삼성SDS(018260)나 포스코ICT(022100), 롯데정보통신 등 주요 기업 수장들은 대표이사에 선임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회장직을 고사했다. 김대훈 LG CNS 대표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상황.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10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신임 협회장 선출에 대한 얘기를 나눴지만 마땅한 인사를 찾지 못했다. 27일로 예정된 정기총회까지 후임인사를 결정하지 못하면 또 한 해를 수장없는 협회로 운영해야 한다.
주요 업체들의 대표가 협회장으로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는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협회를 회원사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장으로 나섰다간 우군 없는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참여를 금지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 개정될 때도 협회는 정부의 눈치만 볼 뿐 회원사 입장을 대변하지 못했다. 정책 논의 과정에도 협회는 소극적으로 대응해 회원사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이익단체의 존재 이유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특수한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활동하는 것이다. 지금같은 협회의 모습으로는 협회장 선출이 문제가 아니라 참여 회원사 감소도 불가피해 보인다. 산업의 이익을 정책 결정 과정에 제안하고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적극적인 협회의 모습을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