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허 차관 "천안함 사태 차분한 대응 주효"

by김재은 기자
2010.04.14 16:09:40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무디스가 우리 경제의 복원력이 매우 좋고, 신속대응을 하면서도 재정에 큰 압박을 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며 "3대 신용평가기관 중 처음으로 외환위기 이전의 국가신용등급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 1997년 11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3로 낮춘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외환위기 이전수준인 `A1`으로 상향 조정했다.

허 차관은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가진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관련 브리핑을 통해 "천안함 사태직후 시장의 차분한 반응, 국내외 투자자의 자금 유입 등을 설명한 게 주효했고, 2차 핵안보정상회담 유치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절대비교를 통해 외환위기 이전의 지표와 지금의 지표를 비교하면서 어떤 것이 더 좋느냐고 지적했고, 상대비교를 통해 레이팅이 움직인 나라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왜 낮아야 하는지를 물었다"며 "가계부채나 북한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이 설명했고, 충분히 통일비용은 감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허 차관은 다만 "무디스가 공기업의 철저한 관리와 기관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 줄이지 못해도 억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천안함 관련 무디스의 반응은.
▲천안함 관련해서는 특별한 게 없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많았다. 사람들이 왜 통일 비용만 보느냐, 통일 효율도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되물었다. 또 정치외교적인 부분이지만 6자 회담의 주요국들의 모든 이해관계가 북한의 급속한 변화를 원하지 않고 있다. 블랙스완(검은 백조)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블랙 스완이더라도 스완은 하얗다고 가정하고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었다. 특별히 천안함 관련해서 이야기 나온 건 2가지다. 천안함이 터졌을 때 바로 시장의 반응을 정리해서 보냈고 이런 부분은 그만큼 전세계 해외 투자가들의 리스크 요인을 제거하는 노력이었다. 무디스가 한국 방문 직후에 벌어져서 취한 조치로 만약 이런 우리의 노력이 먹히지 않았다면 이번에 등급조정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천안함 관련 무디스의 반응이 곧바로 왔나.
▲그렇지는 않았다. 추가적으로 질문을 할 때는 하지만 말을 충분히 아끼기도 한다.

-나머지 신평사들과의 협의일정은.
▲S&P와 피치는 6~8월에 방문이 있을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얼마만의 신용등급 상향인가.
▲1996년 수준으로 간 것이고, 1997년 A1에서 A3로 등급을 낮춘 이후13년만에 처음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A1` 등급을 회복한 것이다. 등급 변경은 지난 2007년 7월 A2로 올린 이후 2년 9개월만이다.  

-대북 리스크 관련해서 현체제의 변화 급변 등도 리스크로 본다는 데 이 부분에 대한 문의는.
▲이벤트 리스크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굉장히 계량화하기도 힘들다. 이벤트 리스크는 항상 남아있는데 가장 정상적이고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가 어떤 것이냐가 문제다. 우리측은 일단 백조는 하얗다고 봐야하지 않느냐는 이런 식의 논리를 주장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환율이 빠지는 등 시장이 움직인다. 자금 유입시 환율 영향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속성을 존중하지만 신용평가는 그날그날의 시장변화를 보는 게 아니라 경제 전체를 보는 것이다. 경제의 기본적인 체질에 대한 이야기다.

-피치와 S&P의 신용등급 상향에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내릴 때는 연관성이 많은데 올라갈 때는 각각 올라가는 편이다. S&P를 뉴욕가서 만났고 설명자료 줬지만 미리 추측하기는 어렵다. 일단 정상적으로 올리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

-다른 나라와 상대적 비교를 어떻게 했나? 어느 국가랑 했나.
▲레이팅 자체가 점차 까다로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비교한 국가들이 있는데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 경제성장률, 외환보유고 등을 다 비교해 설명했다. 하지만 어느 국가인지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WGBI 상반기 편입 가능한지 관심이다.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영향 줄 건지.
▲저희는 이번 상향조정이 WGBI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향 조정 전에 논의가 많이 됐고, 기술적 요인에 대한 평가 완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상반기중 되지 않겠냐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