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유정 기자
2007.02.02 18:33:41
상무부 BEA 발표..개인소득·개인지출/PCE 물가지수/저축
PCE 물가지수, FRB 정책에 중요한 물가지표
개인소득/지출은 미리 예견가능..시장에 영향 미온적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본좌`에 오른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의 임기 첫해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기 둔화라는 두 난제가 그의 어깨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버냉키가 옹호하는 인플레이션 타겟팅 논란이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정확한 인플레 측정에 대한 논쟁도 불붙었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일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소비지출 물가지수가 적합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현재 FRB의 통화정책에는 인플레 판단의 근거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CPI가 중시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보다 의존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알려져 있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 지표가 연준에서 대접받는 이유는 무엇이고,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경제의 2/3를 지탱하는 항목이 소비인 만큼 소득에 앞서 이와 관련된 부분부터 살펴보자. 소득으로 사람들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딱 두 가지로 대별된다. 소비 아니면 저축. 성향에 따라 쓰고 남는 돈을 저축하는 사람도 있고, 일단 저축부터 한뒤 에누리로 짠소비를 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소비지표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 연말 홀리데이 시즌 쇼핑에 시장과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 때에 미국인들의 소비와 기업 매출이 집중되 면서 경기활황 여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규모나 소비심리 못잖게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PCE) 물가지수다.
대부분 중앙은행들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CPI를 인플레이션 판단 지표로 활용한다. 투자자들과 기업인들도 대부분은 CPI를 통해 인플레를 해석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FRB는 조금 다르게 PCE 물가지수(PCE price index)와 근원 PCE 물가지수(식품·에너지 제외)를 중시한다. CPI와 PCE 물가지수에 큰 차이점은 없지만 PCE 물가지수가 FRB 금리정책에 중요한 지표인 만큼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개인지출은 개인의 지출이 늘어난 비율을 표시한 것이고, PCE는 지출항목들의 가격을 지수로 표시한 것이다. 물가상승률과 유사한 개념의 물가지표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PCE는 같은 기간의 CPI 보다 낮게 나타난다. CPI는 정해진 기준 품목들의 가격변화를 그대로 반영하지만 PCE는 실제 지출한 항목들의 가격변화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조금 더 풀이하면 대체제를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CPI를 측정하는 품목에는 안경과 햄버거, 치과진료, 자동차, 휘발유, 맥주, 아침식사용 씨리얼, 장례비용 등 8만개 아이템과 서비스들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이 중 햄버거 가격이 올랐다고 가정하자. 소비자들은 햄버거 대신 값싼 샌드위치로 주로 점심을 해결할 것이다. 이 경우 CPI는 여전히 햄버거를 포함해 지표를 산정하지만 PCE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구매하는 비율이 더 높아진 샌드위치로 햄버거를 대체해 지표를 구한다.
우리나라는 530개 정도로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정한다. 미국의 물가지표가 인플레이션 상황을 보다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표본의 크기와도 관련이 있다.
PCE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를 분석적으로 살펴보는데 유용하다. 소비지출을 측정하는데 있어서 PCE는 소매판매(Retail sales)보다 더 포괄적이고, 국내총생산(GDP)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지표의 등락으로 비즈니스 사이클이 요동을 칠 만큼 영향력이 있다.
▲ `78~`06년 12월 근원 PC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