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부사장, 부진한 화물사업 구원투수 될까

by한규란 기자
2013.07.18 15:43:22

화물사업본부장 겸임.."화물사업 회복 기대"
경영권 승계 대비한 포석이라는 평도 있어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이 부진한 화물 사업 부문을 다시 일으킬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이 지난 17일 임원 인사에서 기존 경영전략본부장 직무에 더해 화물사업본부장까지 겸임하게 됐다고 18일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최근 실적이 부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 화물 사업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부터 6년 연속 국제 항공 화물 부문 1위를 지켜온 대한항공은 2010년 처음으로 홍콩 캐세이패시픽에 자리를 내줬다. 이후 화물 부문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만성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지난 1∼5월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량은 30만5349t으로 전년 같은 기간(34만3663t) 보다 11% 줄었다. 지난 1분기 국제여객수송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늘었지만 한국발 화물 수송량이 12%, 환적화물 수송은 18% 줄어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측은 연료효율성이 높은 신기종을 도입하고 특수 화물을 강화하는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펼쳐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고유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화물 시장의 경기가 언제쯤 회복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 부사장은 지난 200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2009∼2010년 여객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2011년부터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09년 12월 전무 자리에 오른 데 이어 불과 3년 만인 지난 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부사장은 한진그룹에서도 경영지원실 부실장으로 일하며 그룹내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 화물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며 대한항공과 그룹의 주요 보직을 두루 맡게 돼 향후 경영권 승계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조 회장의 세 자녀는 각각 사내 주요 업무를 나눠 맡으며 경영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쌍둥이를 출산해 체류중인 장녀 조현아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사업본부, 호텔사업본부, 객실승무본부를 이끌고 있으며 막내 조현민 상무는 광고와 홍보 업무를 맡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전임 화물사업본부장인 강규원 전무를 미주지역본부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가장 큰 항공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주 지역에서 여객과 화물 사업을 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강 전무를 임명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