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뽑지 않고 소변으로 전립선암 진단할 가능성 높였다

by강민구 기자
2021.08.12 12:00:00

KIST·고려대·고려대안암병원 협력 연구
엑소좀 내 마이크로RNA 신호 증폭 기술 개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피를 뽑지 않고 1ml도 안되는 소변으로 전립선암을 진단할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연구재단은 최낙원·강지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봉기완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강성구·심지성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와 협력해 소변에 적게 있는 엑소좀 내 전립선암 관련 마이크로RNA를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최낙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왼쪽)와 봉기완 고려대 교수(오른쪽).(사진=한국연구재단)
불필요한 조직검사, 수술, 방사선요법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전립선암 진단에 쓰는 혈액 내 전립선 특이 항원 검사(PSA) 보다 더 민감한 도구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체액 내 엑소좀에 함유된 마이크로RNA가 다양한 질병과 연관돼 있어 전립선암 진단 마커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분비되는 엑소좀이 적고, 엑소좀 내 마이크로RNA 농도가 낮아 적은 시료에서 효율적으로 마이크로RNA를 검출할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아주 적은 양의 마이크로RNA 신호를 하이드로젤 안에서 증폭해 검출할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정상인과 전립선암 환자의 소변 시료 0.6ml에서 마이크로RNA 발현량 차이를 민감하게 검출했다.



기존 PSA 검사는 민감도 90% 기준 특이도 30%를 보이는데 이보다 높은 68%의 특이도를 나타냈다. 기존 마이크로RNA 검출법 대비 약 67배 적은 부피의 시료로 얻은 결과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체액 분석 기술을 활용해 전립선암 외에도 다양한 질병을 보다 정확하고 민감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낙원 박사는 “전립선암 환자 19명, 정상인 19명의 소변 내 엑소좀 마이크로RNA를 검출했는데 앞으로 대상(코호트 규모)을 늘리면 확실한 전립선암 확진 마커를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 Bioelectronics)’에 지난 달 16일자로 게재됐다.